하나님과의 동행/세상과 교회를 향해

아버지 이 나라를 죄 가운데 버리지 마옵소서

강 영 길 2012. 12. 19. 20:59

한국 기독교와 정치라니! 다소 무거운 주제다. 가능하면 이런 글을 쓰지 않고 싶었으나 글쟁이가 이런 글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한국의 상당수 기독교인들이나 목사들은 참 묘한 특성을 갖고 있다.

나는 수많은 기독교인들과 목사들이 하나님 말씀대로 살면 이 나라가 이 지경은 안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하나님께서 이 땅의 가난한 자와 억눌린 자를 위해 살라고 한 다. 그래서 교회는 선교도 하고 어려운 이웃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제공하기도 한다. 참 좋은 일이다.

그러나 한국의 기독교는 선거때만 되면 주로 부자 정당을 찍으라고 선동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또 교회는 정치에 개입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정작은 자기들이 원하는 보수정당을 찍으라는 묘한 제스처를 취한다.

불의를 참지 말라고 하면서 정작은 온갖 비리와 부정을 저지른 집단에 대해선 고개를 숙이고 들어간다. 아니 오히려 그들을 옹호한다.

결과적으로 가난한 자와 소외된 자를 위한 사람들을 위해 정치적 힘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부자와 가진 자를 위해 통치하도록 협력하여 하나님의 뜻과는 전혀 다른 방향을 지지한다.

기독교도들 중 상당수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강물이 더러울 때 맑은 물 한 방울을 던져줄 수는 있다. 그러나 강물의 수원지를 고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 말이다. 그리고 자기는 자기 할 일을 다 했다고 여기는 것 같다.

하나님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강물 한 방울이 아니라 수원지를 고치라고 하신 것 아닐까?

 

둘째, 이번에 모 정당이 신천지와 연관이 있다고 한다. 이것은 반대당의 모략이 아니라 가장 전통있는 기독교 방송이 보도한 내용이다. 그런데 모든 교회는 이 사실에 대해 모르쇠한다.교회는 신천지 출입금지라고 주장한다. 또 신천지에 대한 대단한 경계를 한다.그런데 정작 한국 교회는 신천지와 모종의 커넥션이 있다는 게 사실화된 정당의 후보를 찍으라고 선동질을 한다. 그러면 신천지는 눈감아 줄 수 있으나 가난한 자를 눈감아줄 수 없다는 뜻일까? 그러면 한국의 교회는 우상을 숭배하는 것인가 아닌가? 심지어 신천지와 관계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한 사람들을 오히려 중상모략주의자로 몰아간다. 이런 기독교인과 목사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들은 혹시 황금송아지를 섬기면서 하나님을 섬긴다고 했던 자들의 모습이 아닐까?

 

분명한 건 기독교에 타협이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우상 숭배와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제 편리한 대로 적용하지도 말아야 한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차라리 침묵하는 게 낫다. 십계명에 있는 우상 숭배가 무엇일까? 이처럼 거짓을 눈감아주는 것, 그래서 자기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이 가장 무서운 우상이 아닐까?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하나님이 나를 죄 가운데 내버려 두는 것이다. 내가 죄를 지을 때 나를 건져주시는 게 아니라 네 멋대로 살라고 버리는 것이 가장 두려운 일이다.

 

아직 대통령 선거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나는 이번에 박근혜 씨가 대통령이 된다면 혹시라도 하나님이 이 나라를 죄가운데 버려두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아직 개표중인 이 시간에 간절히 기도한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것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니다

 

아멘.

 

예수님도 이렇게 기도하셨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해 달라고. 그러나 한국 기독교는 스스로 시험에 들기를 즐거워 하는 건 아닐까 싶다.

 

난 다시 기도한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여 이 땅에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구하나이다.

그리고 오늘 이 한국 교회와 목사들을 용서하시고

무엇보다 이 현실을 목도할 뿐인 저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그리고 구하오니 이 나라를 죄 가운데 버리지 마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