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선거와 교육과 교회
요즘 지난 대선 문제로 사회가 어지럽다. 냉정한 머리를 가진 자라면 누가 봐도 불법이 동원된 선거였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부정이 저질러졌다고 해서 그 부정이 반드시 법적 제제를 받는 것은 아니다.
가령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인 소망을 말했기 때문에 탄핵의 대상이 되었으나 불법 선거의 수혜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이 될 리가 없다. 우리 나라는 아쉽게도 아시아의 한 나라일 뿐이다.
한국 경제가 얼마나 발전할 지 모르지만 경제가 아무리 발전해도 이런 지경이면 한국은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선진국이란 단지 국민 소득을 기준으로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중동의 산유국들을 선진국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단지 돈이 많다고 선진국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나는 한국의 역사에서 가장 안타까운 문제를 교육적 대물림에서 생각한다. 요즘은 웬만한 중고등학생들은 어른들보다 쉽게 뉴스에 접근한다. 그리고 그 아이들 대부분이 비교적 객관적인 눈으로 세상을 본다. 그 아이들에게는 별로 기득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육이란 말로 되는 것이 아니라 모범으로 된다는 데 안타까움이 있다. 책을 읽으라고 천번 말하는 것보다 부모가 한 권의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은 교육이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어른들이 말로만 하는 교육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교육적 효과도 없다.
아이들에게 정직하고 바르게 자라라고 아무리 떠들어도 소용없는 일이다. 어른들이 깨끗하고 정직한 삶이 존중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교육은 된다. 그런데 한국 사회는 노상 아이들 탓만 한다. 아이들이 잘못 배웠느냐 아이들이 정직하지 못하느니, 어른들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기나 한가?
하긴 모 정당처럼 자기들이 하는 것은 제아무리 불법이라도 다 합법으로 만들고 마는 엄청난 능력을 가진 자들은 아이들의 모습을 완전히 재창조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들은 거의 조물주에 가까운 능력을 갖고 있다. 짐이 곧 법이라는 통치 논리가 그 정당에는 아주 잘 적용되는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지난 대선에 불법이 동원되었다는 것을 웬만하면 안다. 그러나 아이들이 알고 모르고의 문제가 아니라 어른들이 양심껏 살아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양심을 강조하면서 어른들의 사회는 불법이 판치면 되겠는가? 특히 이 나라의 대통령을 뽑은 선거라면 가장 양심적으로 치러졌어야 한다.
중고등학생들 눈에 보이는 잘못이 대통령과 국회의원에게는 안 보인다면 그들이 정치를 그만 둬야 하지 않을까? 그정도의 지적 능력으로 어떻게 나라를 다스리겠는가? 학생들은 어른을 보고 배운다.
친일파가 득세한 세상, 독재 권력에 빌붙은 자가 득세한 세상을 보며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것은 하나다. 정의보다 힘이 중요하고 정직보다 불법과 편법이 중요하며 이기기만 하면 거짓말도 정당화 될 수 있음을 배우고 있을 뿐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의 학생들이 배우는 정확한 사실은 이것이다. 아무리 불법과 탈법을 저질러도 강자가 되면 끝이라는 논리다. 어른들은 앞으로 한국 사회의 미래를 걱정할 자격도 없다. 그리고 정치가들은 교육의 교자도 논해서는 안 된다.
한국의 대표 교회는 더욱 그렇다. 그렇게 우익의 나팔수가 되었던 한국 교회들은 이 불법적 상황을 보면서 한 마디 반성이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정의를 외치는 교회도 없다. 하나님은 오직 하나님을 섬기라고 했으나 한국 대표 교회들은 오직 우익을 섬기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한국 교회는 청년의 부재를 걱정하고 한국 교회의 미래를 걱정한다. 그들이 정말로 한국 교회가 걱정된다면 한국 교회의 청소년들이 옳은 가치관을 갖고 성장하도록 도와야 한다. 불법과 탈법을 옹호하는 교회의 모습을 보이면서 너희들은 정직하게 자라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인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명예를 최대한 높이는 일이다. 그러나 작금의 한국 교회는 한국 교회 스스로 하나님을 모독하고 있음을 반성해야 한다. 선거철에 목소리를 내던 한국 교회는 지금은 비겁하게 뒤로 숨어버렸다. 하나님이 비겁하신 분인가? 하나님을 욕되게 해선 안 된다. 선거철에 목소리를 냈다면 지금도 마찬가지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옳지 않은 것을 옳다고 해야 하며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해야 한다. 그럴 때에 하나님의 공의가 이뤄지는 것이다.
그렇게 할 자신이 없으면 애초에 한국 교회는 정치의 선전장으로 나가지를 말았어야 하며 예수님의 피를 팔아서 특정 세력의 나팔수 노릇도 하지 말았어야 한다. 예수님의 피는 말 그대로 보혈이며 하나님은 위대하신 분이다. 하나님의 명예를 위해서 한국 교회는 이제 올바른 길로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