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34장
디나가 부끄러운 일을 당하다
34장
1 레아가 야곱에게 낳은 딸 디나가 그 땅의 딸들을 보러 나갔더니
2 히위 족속 중 하몰의 아들 그 땅의 추장 세겜이 그를 보고 끌어들여 강간하여 욕되게 하고 (디나는 호기심에 밖으로 나갔다가 일을 당한다. 이방의 땅에 홀로 나서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 사람들의 속성을 잘 알고 나가는 조심성이 없었으므로 당한 일이다. 혼자 가지 않고 사람들과 어울려 갔으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한 여자의 잘못된 호기심이 수많은 문제의 원인이 되고 만다.)
3 그 마음이 깊이 야곱의 딸 디나에게 연연하며 그 소녀를 사랑하여 그의 마음을 말로 위로하고
4 그의 아버지 하몰에게 청하여 이르되 이 소녀를 내 아내로 얻게 하여 주소서 하였더라
5 야곱이 그 딸 디나를 그가 더럽혔다 함을 들었으나 자기의 아들들이 들에서 목축하므로 그들이 돌아오기까지 잠잠하였고 (야곱은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일에도 즉각적인 반응을 하지 않는다. 아버지 이삭을 속일 때에도 그는 먼저 아버지가 눈치 챌까를 염려 했다. 고향으로 돌아올 때도 다른 사람들을 먼저 보낸다. 그는 인간적인 약점도 있었으나 이처럼 온유하다고 할까? 조심스럽다고 할까? 세심한 부분이 강점으로 보인다.)
6 세겜의 아버지 하몰은 야곱에게 말하러 왔으며
7 야곱의 아들들은 들에서 이를 듣고 돌아와서 그들 모두가 근심하고 심히 노하였으니 이는 세겜이 야곱의 딸을 강간하여 이스라엘에게 부끄러운 일 곧 행하지 못할 일을 행하였음이더라 (디나가 당한 것이 단지 한 사람이 아니라 그 가문의 일로 여기고 있다. 가족의 일이란 어느 한 사람의 일이 아니라 가족 공동체 모두의 일이다.)
8 하몰이 그들에게 이르되 내 아들 세겜이 마음으로 너희 딸을 연연하여 하니 원하건대 그를 세겜에게 주어 아내로 삼게 하라
9 너희가 우리와 통혼하여 너희 딸을 우리에게 주며 우리 딸을 너희가 데려가고
10 너희가 우리와 함께 거주하되 땅이 너희 앞에 있으니 여기 머물러 매매하며 여기서 기업을 얻으라 하고
11 세겜도 디나의 아버지와 그의 남자 형제들에게 이르되 나로 너희에게 은혜를 입게 하라 너희가 내게 말하는 것은 내가 다 주리니
12 이 소녀만 내게 주어 아내가 되게 하라 아무리 큰 혼수와 예물을 청할지라도 너희가 내게 말한 대로 주리라 (세겜은 진심으로 디나와의 결혼을 원하고 있다. 이처럼 진심으로 결혼하기를 원하면 결혼하면 된다. 더구나 어떤 희생도 감수할 각오를 한 청년이다. 그러나 야곱의 아들들은 실리보다 명분을 택한다. 세겜에게 진정성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이로 보아 때로는 진정성이나 실리보다 명분이 중요할 때가 있다.)
13 야곱의 아들들이 세겜과 그의 아버지 하몰에게 속여 대답하였으니 이는 세겜이 그 누이 디나를 더럽혔음이라
14 야곱의 아들들이 그들에게 말하되 우리는 그리하지 못하겠노라 할례 받지 아니한 사람에게 우리 누이를 줄 수 없노니 이는 우리의 수치가 됨이니라
15 그런즉 이같이 하면 너희에게 허락하리라 만일 너희 중 남자가 다 할례를 받고 우리 같이 되면
16 우리 딸을 너희에게 주며 너희 딸을 우리가 데려오며 너희와 함께 거주하여 한 민족이 되려니와
17 너희가 만일 우리 말을 듣지 아니하고 할례를 받지 아니하면 우리는 곧 우리 딸을 데리고 가리라(할례는 하나님과 피로 맺은 언약을 의미한다. 그런데 하나님과의 언약을 인간과의 거짓 언약에 활용한다. 명예 회복을 위해 하나님이 주신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그렇지 않다. 따라서 35장에서 벧엘로 올라가 제사를 드려야 했다. 명예를 취하려 할지라도 인간의 욕망을 위해 하나님을 이용해서는 안 되며 하나님께 하나님과의 언약을 인간에게 사취해서도 안 된다. 명예가 실리나 진정성보다 중요하다고 할지라도 사랑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18 그들의 말을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이 좋게 여기므로
19 이 소년이 그 일 행하기를 지체하지 아니하였으니 그가 야곱의 딸을 사랑함이며 그는 그의 아버지 집에서 가장 존귀하였더라(세겜은 사랑에 눈이 멀어 욕정 속에 디나를 더럽혔고 자기 민족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남자의 욕망은 타인의 명예를 더럽히며 자기 가족의 멸망을 초래한다. 세겜은 하몰 가문의 가장 존귀한 아들이다. 가문에서 존귀한 대접을 받았으므로 다른 여인을 강간할 만큼 버릇이 없었을 것이다. 명예를 중시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아버지 하몰은 아들로 인해 할례를 받기까지 한다. 또한 모든 성읍 사람들에게도 할례를 한다. 그러니 세겜은 자기 아버지만이 아니라 자신의 결혼을 위해 전 성읍 사람들을 쥐락펴락했던 인물이다. 오죽하면 아들의 범죄를 정당화시키려고 온 성읍 사람을 할례를 시키겠는가? 자녀가 아버지를 쥐고 흔들 수 있으면 그 가정은 망한다.)
20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이 그들의 성읍 문에 이르러 그들의 성읍 사람들에게 말하여 이르되
21 이 사람들은 우리와 친목하고 이 땅은 넓어 그들을 용납할 만하니 그들이 여기서 거주하며 매매하게 하고 우리가 그들의 딸들을 아내로 데려오고 우리 딸들도 그들에게 주자
22 그러나 우리 중의 모든 남자가 그들이 할례를 받음 같이 할례를 받아야 그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거주하여 한 민족 되기를 허락할 것이라
23 그러면 그들의 가축과 재산과 그들의 모든 짐승이 우리의 소유가 되지 않겠느냐 다만 그들의 말대로 하자 그러면 그들이 우리와 함께 거주하리라 (이들이 속임수를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욕망 때문이다. 여자에 대한 욕망과 물질에 대한 욕망을 절제하지 않으면 속임수에도 쉽게 넘어갈 수밖에 없다.)
24 성문으로 출입하는 모든 자가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의 말을 듣고 성문으로 출입하는 그 모든 남자가 할례를 받으니라
25 제삼일에 아직 그들이 아파할 때에 야곱의 두 아들 디나의 오라버니 시므온과 레위가 각기 칼을 가지고 가서 몰래 그 성읍을 기습하여 그 모든 남자를 죽이고(이들은 남자들이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도록 해 두고 공격을 했다.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약점을 만든 것이다. 보복의 측면에서 보면 면밀한 계획을 세운 것이다. 어떤 일을 도모할 때는 면밀한 계획을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26 칼로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을 죽이고 디나를 세겜의 집에서 데려오고 (디나를 세겜의 집에서 데려왔다는 것은 그동안 디나를 세겜이 감금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니 야곱의 아들들 입장에서는 분개를 안 할 수가 없었다.)
27 야곱의 여러 아들이 그 시체 있는 성읍으로 가서 노략하였으니 이는 그들이 그들의 누이를 더럽힌 까닭이라 (명예가 더럽혀졌을 때 명예를 회복해야만 한다면 과격한 방법을 쓸 때도 있다. 이미 더러워진 여인의 몸을 깨끗하게 하진 못하지만 더럽힌 자들을 용서하지 않으려면 철저히 명예 회복을 해야 한다.)
28 그들이 양과 소와 나귀와 그 성읍에 있는 것과 들에 있는 것과
29 그들의 모든 재물을 빼앗으며 그들의 자녀와 그들의 아내들을 사로잡고 집 속의 물건을 다 노략한지라
30 야곱이 시므온과 레위에게 이르되 너희가 내게 화를 끼쳐 나로 하여금 이 땅의 주민 곧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에게 악취를 내게 하였도다 나는 수가 적은즉 그들이 모여 나를 치고 나를 죽이리니 그러면 나와 내 집이 멸망하리라 (야곱은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여전히 현실주의자다. 명예 회복보다는 실제적인 문제가 중요했다. 그에게는 가장으로서의 두려움이 있었다. 그가 비록 하나님을 만나 씨름을 하고 축복을 받았지만 그의 성품의 일부는 여전하다. 인간의 성품은 때로 하나님을 만나도 지속되는 부분이 있다. 모든 성격이 다 바뀌지 않음을 보여준다.)
31 그들이 이르되 그가 우리 누이를 창녀 같이 대우함이 옳으니이까 (야곱은 명예보다 안정을 중시하고 아들들은 명예를 중시하고 있다. 이것은 세대 차이로 볼 수도 있다. 나이가 들고 가진 게 많아지면 보수적이 된다. 그래서 때론 명예보다 현실을 중시한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그렇지가 않다. 젊은 세대는 명예를 더 중시한다. 자녀들은 옳고 그름을 야곱은 안위를 중시한다. 그중 어느 것이 더 나은지를 인간이 분별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아들들의 선택은 하나님께 예배를 드려야 하는 선택으로 바뀌므로 옳지 않은 셈이다. 하나님이 이 문제로 후일 제사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볼 때 옳은 보복일지라도 하나님이 볼 때 옳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