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영 길 2014. 6. 6. 23:37

오늘은 내가 마음으로 늘 생각하던 후배 하나가 갑작스런 생명의 절벽 끝에 서게 되었다.

대장암이 췌장과 간까지 급격하게 전이되어 하반신 마비가 오고 사실상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나는 하나님의 축복은 특별한 게 아니라 우리가 사는 대로 늘 살게 해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큰 병이 걸리거나 삶의 위기에 처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늘 하던 대로 하게 내버려두는 것이 하나님의 가장 큰 축복이라는 말이다.

이렇게 선한 후배가 병마에 시달리는 것을 보면 참 가슴이 아프다. 후배도 후배의 가족도 모두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전망은 어둡다. 이럴 때 정말로 필요한 게 기도다. 기도 외에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문병을 가서 내가 그 후배에게 부탁했다.

"앞으로 병상에 있는 동안 생각나는 것들을 모두 녹음해라. 글을 쓸 기력은 없을 테니 녹음을 하면 남는 것이 있다. 그리고 낫게 되거든 그 기록을 글로 써라."

내가 이렇게 말한 것은 후배가 병상에서 낙망하지 않고 무언가 미래에 할 일에 대한 희망을 가지라는 의도다. 이런 방법이 의학적으로 어떨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후배가 자기의 생각을 녹음하는 그 동안 삶의 의지를 불태우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로 일어난다면 그 녹음한 이야기를 글로 쓰면 될 것이다. 반대로 그 후배의 생명을 하나님이 거둬가신다면 가족에게 남기는 영원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따라서 그 내용을 남기라고 했다. 돌아와서 생각하니 그 사람만이 아니라 병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하면 좋을 방법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