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서2/사무엘 하

사무엘하 14장

강 영 길 2014. 9. 4. 18:26

14장

1 스루야의 아들 요압이 왕의 마음이 압살롬에게로 향하는 줄 알고

2 드고아에 사람을 보내 거기서 지혜로운 여인 하나를 데려다가 그에게 이르되 청하건대 너는 상주가 된 것처럼 상복을 입고 기름을 바르지 말고 죽은 사람을 위하여 오래 슬퍼하는 여인 같이 하고

3 왕께 들어가서 그에게 이러이러하게 말하라고 요압이 그의 입에 할 말을 넣어 주니라 (요압은 어떻든 충성된 신하였다. 왕의 명령으로 우리아를 죽이고 왕의 마음을 읽어 드고아 여인을 보내 왕에게 조언을 하는 충성된 신하다. 이런 충직한 자를 곁에 두는 것은 축복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런 사람을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4 드고아 여인이 왕께 아뢸 때에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이르되 왕이여 도우소서 하니

5 왕이 그에게 이르되 무슨 일이냐 하니라 대답하되 나는 진정으로 과부니이다 남편은 죽고

6 이 여종에게 아들 둘이 있더니 그들이 들에서 싸우나 그들을 말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므로 한 아이가 다른 아이를 쳐죽인지라 (문제의 출발점은 이들을 다스리거나 말린 자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다윗이 그 위치에 있었으나 자기 역할을 하지 않았다.)

7 온 족속이 일어나서 당신의 여종 나를 핍박하여 말하기를 그의 동생을 쳐죽인 자를 내놓으라 우리가 그의 동생 죽인 죄를 갚아 그를 죽여 상속자 될 것까지 끊겠노라 하오니 그러한즉 그들이 내게 남아 있는 숯불을 꺼서 내 남편의 이름과 씨를 세상에 남겨두지 아니하겠나이다 하니

8 왕이 여인에게 이르되 네 집으로 가라 내가 너를 위하여 명령을 내리리라 하는지라

9 드고아 여인이 왕께 아뢰되 내 주 왕이여 그 죄는 나와 내 아버지의 집으로 돌릴 것이니 왕과 왕위는 허물이 없으리이다

10 왕이 이르되 누구든지 네게 말하는 자를 내게로 데려오라 그가 다시는 너를 건드리지도 못하리라 하니라

 

11 여인이 이르되 청하건대 왕은 왕의 하나님 여호와를 기억하사 원수 갚는 자가 더 죽이지 못하게 하옵소서 내 아들을 죽일까 두렵나이다 하니 왕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네 아들의 머리카락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 하니라 (여인은 다윗의 아들 압살롬이 더 이상 타인들의 공격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는 사실에 대해 비유적으로 말한다. 이를 통해 다윗이 압살롬을 복권시킬 지혜를 주고자 한 것이다. 이는 모두 충직한 부하 요압에게서 나온 지혜다. 꼭 부하만이 아니라 훌륭한 조력자를 두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12 여인이 이르되 청하건대 당신의 여종을 용납하여 한 말씀을 내 주 왕께 여쭙게 하옵소서 하니 그가 이르되 말하라 하니라

13 여인이 이르되 그러면 어찌하여 왕께서 하나님의 백성에게 대하여 이같은 생각을 하셨나이까 이 말씀을 하심으로 왕께서 죄 있는 사람 같이 되심은 그 내쫓긴 자를 왕께서 집으로 돌아오게 하지 아니하심이니이다

14 우리는 필경 죽으리니 땅에 쏟아진 물을 다시 담지 못함 같을 것이오나 하나님은 생명을 빼앗지 아니하시고 방책을 베푸사 내쫓긴 자가 하나님께 버린 자가 되지 아니하게 하시나이다

15 이제 내가 와서 내 주 왕께 이 말씀을 여쭙는 것은 백성들이 나를 두렵게 하므로 당신의 여종이 스스로 말하기를 내가 왕께 여쭈오면 혹시 종이 청하는 것을 왕께서 시행하실 것이라

16 왕께서 들으시고 나와 내 아들을 함께 하나님의 기업에서 끊을 자의 손으로부터 주의 종을 구원하시리라 함이니이다

17 당신의 여종이 또 스스로 말하기를 내 주 왕의 말씀이 나의 위로가 되기를 원한다 하였사오니 이는 내 주 왕께서 하나님의 사자 같이 선과 악을 분간하심이니이다 원하건대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왕과 같이 계시옵소서(여자는 모든 대화의 중심에 하나님을 두고 있다.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중심에 하나님이 오면 문제는 보다 쉽게 해결된다.)

18 왕이 그 여인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바라노니 내가 네게 묻는 것을 내게 숨기지 말라 여인이 이르되 내 주 왕은 말씀하옵소서

19 왕이 이르되 이 모든 일에 요압이 너와 함께 하였느냐 하니 여인이 대답하여 이르되 내 주 왕의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옵나니 내 주 왕의 말씀을 좌로나 우로나 옮길 자가 없으리이다 왕의 종 요압이 내게 명령하였고 그가 이 모든 말을 왕의 여종의 입에 넣어 주었사오니

20 이는 왕의 종 요압이 이 일의 형편을 바꾸려 하여 이렇게 함이니이다 내 주 왕의 지혜는 하나님의 사자의 지혜와 같아서 땅에 있는 일을 다 아시나이다 하니라(요압은 우리아를 죽게 한 자이며 또 압살롬의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고 있다. 다윗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린 당대의 충신으로 볼 수 있다. 여자의 이야기를 듣던 다윗도 이 여자가 비유적으로 말하고 있음을 눈치챘다. 그런데 이런 비유를 시킬 만큼 자기 마음을 알 자는 요압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다윗과 요압은 서로를 아는 사이였다.)

 

21 왕이 요압에게 이르되 내가 이 일을 허락하였으니 가서 청년 압살롬을 데려오라 하니라

22 요압이 땅에 엎드려 절하고 왕을 위하여 복을 빌고 요압이 이르되 내 주 왕이여 종의 구함을 왕이 허락하시니 종이 왕 앞에서 은혜 입은 줄을 오늘 아나이다 하고

23 요압이 일어나 그술로 가서 압살롬을 데리고 예루살렘으로 오니

24 왕이 이르되 그를 그의 집으로 물러가게 하여 내 얼굴을 볼 수 없게 하라 하매 압살롬이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왕의 얼굴을 보지 못하니라(다윗은 요압의 지혜와 여자의 용기있는 말을 모두 받아들인다. 다윗은 참으로 자기의 쓴 뿌리를 드러내지 않고 각각의 사안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로 일을 처리한다. 옳은 말을 들으면 비록 자신의 감정이 상했다 하더라도 그 옳음에 따라 판단하고 있다. 또 압살롬을 데리고 오겐 했으나 자신이 그를 직접 보진 않고 있다. 다윗은 압살롬을 핏줄로서는 용서 하되 왕으로서 자신이 지켜야할 것은 지킨 것이다. 다윗이 위대한 왕이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세 때문이다.)

25 온 이스라엘 가운데에서 압살롬 같이 아름다움으로 크게 칭찬 받는 자가 없었으니 그는 발바닥부터 정수리까지 흠이 없음이라 (외모는 아름다운 압살롬이 마음의 회개는 하지 않았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내면은 정리되지 않으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일으키기도 쉽다.)

26 그의 머리털이 무거우므로 연말마다 깎았으며 그의 머리 털을 깎을 때에 그것을 달아본즉 그의 머리털이 왕의 저울로 이백 세겔이었더라

27 압살롬이 아들 셋과 딸 하나를 낳았는데 딸의 이름은 다말이라 그는 얼굴이 아름다운 여자더라

28 압살롬이 이태 동안 예루살렘에 있으되 왕의 얼굴을 보지 못하였으므로

29 압살롬이 요압을 왕께 보내려 하여 압살롬이 요압에게 사람을 보내 부르되 그에게 오지 아니하고 또 다시 그에게 보내되 오지 아니하는지라

30 압살롬이 자기의 종들에게 이르되 보라 요압의 밭이 내 밭 근처에 있고 거기 보리가 있으니 가서 불을 지르라 하니라 압살롬의 종들이 그 밭에 불을 질렀더니

 

31 요압이 일어나 압살롬의 집으로 가서 그에게 이르되 어찌하여 네 종들이 내 밭에 불을 질렀느냐 하니

32 압살롬이 요압에게 대답하되 내가 일찍이 사람을 네게 보내 너를 이리로 오라고 청한 것은 내가 너를 왕께 보내 아뢰게 하기를 어찌하여 내가 그술에서 돌아오게 되었나이까 이 때까지 거기에 있는 것이 내게 나았으리이다 하려 함이로라 이제는 네가 나로 하여금 왕의 얼굴을 볼 수 있게 하라 내가 만일 죄가 있으면 왕이 나를 죽이시는 것이 옳으니라 하는지라(가까이 있으면서 얼굴을 보지 못하는 건 인정받지 못함이다. 사람은 아무리 몸이 가까이 있어도 마음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차라리 멀리 있는 게 낫다. 사랑은 거리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다. 한편 다윗에게는 모양을 갖출 시간이 필요했다. 어떤 일이건 그 일이 이루어질 만한 적절한 명분이 요구된다. 다윗은 그런 명분을 얻기 위한 시간을 벌었다. 게다가 압살롬은 왕에 대한 그리움과 자신의 죄에 대해 숙고할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압살롬은 자신이 진정으로 죄를 뉘우치기보다는 차라리 죄가 있으면 죽이라고 원망을 한다. 마치 이스라엘 족속들이 차라리 애굽에 두지 왜 데려왔느냐고 광야에서 하는 원망과 비슷하다. 압살롬은 외모는 아름다웠으나 내면의 겸손은 부족했다.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뉘우치지 않았다. 그는 겸손히 회개했어야 한다.)

33 요압이 왕께 나아가서 그에게 아뢰매 왕이 압살롬을 부르니 그가 왕께 나아가 그 앞에서 얼굴을 땅에 대어 그에게 절하매 왕이 압살롬과 입을 맞추니라(다윗이 아들을 용서하고 있다. 다윗은 비록 명분은 얻었으나 회개하지 않은 압살롬을 받아들였다. 인정상의 문제로 큰 잘못을 눈감아버렸기에 후일 큰 화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