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의 동행/세상과 교회를 향해

통진당 해산 명령과 빛이신 하나님

강 영 길 2014. 12. 19. 23:26

하나님은 빛이시다.

이 말은 하나님의 속성을 드러내는 아주 중요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빛은 그림자를 만들어 어둠의 정체를 확실히 드러내기도 하고 어둠을 물리치게도 한다. 이 빛의 속성처럼 하나님은 악을 확실히 드러나게도 하고 악을 빛으로 지우기도 하신다. 인간의 눈에 보이는 빛은 투명하다. 하지만 실제 빛은 투명하지가 않다. 무지개빛으로 말하는 빨주노초파남보만이 아니라 더 미세한 빛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

 

이 빛이 온도가 낮으면 붉은 빛이 되고 온도가 높으면 푸른 빛이 되며 수은 기체를 넣으면 청록색 아르곤을 넣으면 붉은 보라색 헬륨기체를 넣으면 붉은 노란색을 띤다.

말하자면 빛은 어느 하나가 많거나 적으면 그 빛에 왜곡이 생겨 온전한 빛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빛은 존재하는 모든 빛이 자연 질서에 맞춰 균형을 잡을 때 온전한 투명한 빛이 된다.

하나님은 세상을 빛으로 만드셨다. 이는 곧 세상은 다양한 빛깔을 가진 사람들로 이뤄졌다는 뜻이다. 그 사람들이 모두 합해져 투명한 빛이 되고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이 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이 다양한 빛깔들을 거부하고 오늘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오늘 헌법 재판소는 그들이 왜 헌법을 논하는지 모를 판결을 내렸다. 통합진보당을 말하자면 종북주의 정당으로 몰아 해산 명령을 내린 것이다. 헌법에 보장된 사상과 집회와 결사의 자유는 대체 어디에 적용한 것일까? 그들의 헌법을 새법의 반대말 곧 이미 쓸모 없어진 법이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집단일까? 이 결정을 우리 사회가 내렸다고 말하기보다는 권력을 가진 다수 집단이 내린 폭력이라고 하는 것이 옳은 말일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는 무언가 점점 미쳐가고 있다. 나와 다른 색을 인정하지 않고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인해 왜곡된 빛깔을 내는 사회가 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나 BBC같은 권위있는 외신들은 이 사건이 박대통령의 부정 당선을 감추기 위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지각 있는 그들, 우리보다는 더 객관적인 눈으로 우리를 보는 그들은 왜 이런 평가를 했을까?

 

하지만 국내 정치역학적인 문제를 빼고 생각해 보자. 하나님은 정죄하는 것도 죄라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만 나와 다른 사람을 정죄한다. 탕자의 비유에서 형과 같은 사람들이고 예수님 시대의 바리새인 같은 사람들이다. 자신들이 편견을 갖고 정죄하는 것이 곧 구원받지 못할 표임을 인식하지 못 하고 있다.

 

통진당 해산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왜 그렇게 통진당을 미워할까? 그게 북한 때문일까? 아니면 현재 집권당의 장기집권을 원하기 때문일까? 진실을 말하자면 이 나라는 동물농장에 나오는 돼지 나폴레옹 일당이 주장하는 거짓말에 속고 있는 사회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원래 폭군들은 누군가를 미워하게 만들어 자기 정권을 유지하고자 한다.

 

오늘 우리 정권이 폭군일까 하는 판단은 뒤로 하더라도 동물농장의 나폴레옹 정권이 했던, 무언가 자꾸만 왜곡 시키고 자기 합리화를 시키고 사회 구성원을 속여보려고 하는 태도는 분명히 갖고 있다. 이는 오늘의 한국 사회가 건강한 사회가 아님을 의미하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나같은 사람이 이 정도의 글을 쓰면서도 "혹시 명예 훼손으로 고발당할까? 그렇게 되면 나는 어떻게 대처할까?"를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고민만으로도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그 만큼 후퇴했고 언론 자유는 그 만큼 후진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정권은 무언가 숨기는 게 많음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을 향해 이처럼 공포 정치를 할 이유가 없다. 숨기는 게 많은 사람은 숨기는 것을 더 꼭꼭 숨기기 위해 그것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탄압해야만 한다.

 

나는 통진당의 논리에 따르는 사람이 결코 아니다. 나는 주체사상에 대해 한 줄의 글도 읽은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이 어떤 주장을 할 때 그들이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 진정성은 느낄 수 있다. 통진당 사람들이 분명히 이 시대의 어둡고 소외된 곳을 밝히고자 했던 것은 사실이며 그들의 노력은 사실 눈물겨운 것이었다.

 

기왕이면 보수정당에서 한 자리씩 차지하면서 살 수 있었을 텐데 그들이야 말로 좁은 길을 택했다. 그런데 좁은 길을 택했으니 이 사회에서 영원히 사라지라고 한, 오늘의 한국 정권은 악마의 자식일 지언정 빛을 강조한 하나님의 자녀일 수는 없다.

 

그리고 그 정권에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수많은 사람들도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보긴 어렵다. 나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한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을 사랑한다. 나는 보수도 진보도 사랑한다. 그들 모두가 모여 투명한 빛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 중요한 사실 외에는 모두 의미가 없다. 바울의 말대로 배설물이다. 소외된 자 어려운 자를 더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우리가 살지 않으면 빛이요 사랑인 하나님의 뜻대로 살았다고 할 수 없다.

 

아, 한국의 민주주의와 한국의 빛은 사라졌는가? 박근혜 정권은 도대체 얼마나 철가면을 더 써야 하는가? 나는 그들에게서 악마성을 본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기득권만이 전부라고 생각하느 그들의 썩은 정신이 오늘 대한민국의 빛을 핏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이런 사실에 대해 눈 감고 있는 한국의 교회들은 과연 빛의 자녀인가 어둠의 자녀인가? 하나님 앞에 신을 벗고 나와서 스스로 머리에 재를 뒤집어써야 할 때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