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6장
6장
1 그 날 밤에 왕이 잠이 오지 아니하므로 명령하여 역대 일기를 가져다가 자기 앞에서 읽히더니(왕은 이날 술을 마셨고 잔치를 즐겼다. 아마도 왕비인 에스더와 동침을 했을 수도 있다. 여러 상황을 짐작컨대 잠이 오지 않을 상황이 아니다. 그런데도 잠이 오지 않았다. 이 부분이 하나님의 역사다. 당연히 잠을 자야 할 왕이, 잠이 오지 않는다 하여 역사책을 읽을 이유도 없다. 한데 왕은 시종들에게 역사책을 읽게 하고 있다. 하나님이 유대인을 살 리기 위하여 왕이 이러한 시간을 보내도록 역사하신 것이다.)
2 그 속에 기록하기를 문을 지키던 왕의 두 내시 빅다나와 데레스가 아하수에로 왕을 암살하려는 음모를 모르드개가 고발하였다 하였는지라
3 왕이 이르되 이 일에 대하여 무슨 존귀와 관작을 모르드개에게 베풀었느냐 하니 측근 신하들이 대답하되 아무것도 베풀지 아니하였나이다 하니라
4 왕이 이르되 누가 뜰에 있느냐 하매 마침 하만이 자기가 세운 나무에 모르드개 달기를 왕께 구하고자 하여 왕궁 바깥뜰에 이른지라 (하나님의 이야기는 아이러니를 배경으로 할 때가 참 많다. 이 부분을 극으로 재생한다면 참으로 흥미로운 곳이다. 하만은 그동안 자신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은 유일한 인물인 남자, 그것도 하잘 것 없는 식민지 남자를 만인이 보이는 곳에서 죽이고자 극도로 흥분해 있다. 특히 자신이 하는 일이면 왕이 거침없이 동의해줄 거라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기에 밤 시간에 왕에게 이르러 바로 모르드개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그러나 그 순간 왕은 똑 같은 자에게 국가 유공자로서 상급을 내리려고 사람을 찾는다. 그때 발견된 사람은 바로 모르드개에게 극형을 내리고 싶은 하만이다. 상을 내리려는 왕의 심부름을 맡을 사람이 모르드개를 죽이고 싶은 하만이라니....이런 아이러니가 어디 있단 말인가? 성경의 흥미로운 장면 중 하나이다.)
5 측근 신하들이 아뢰되 하만이 뜰에 섰나이다 하니 왕이 이르되 들어오게 하라 하니
6 하만이 들어오거늘 왕이 묻되 왕이 존귀하게 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여야 하겠느냐 하만이 심중에 이르되 왕이 존귀하게 하기를 원하시는 자는 나 외에 누구리요 하고(에스더가 하만을 잔치에 초대한 까닭은 바로 하만의 이런 거만함을 이용하려는 것이었다. 에스더는 참으로 고도의 심리전을 펼친 여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7 왕께 아뢰되 왕께서 사람을 존귀하게 하시려면
8 왕께서 입으시는 왕복과 왕께서 타시는 말과 머리에 쓰시는 왕관을 가져다가
9 그 왕복과 말을 왕의 신하 중 가장 존귀한 자의 손에 맡겨서 왕이 존귀하게 하시기를 원하시는 사람에게 옷을 입히고 말을 태워서 성 중 거리로 다니며 그 앞에서 반포하여 이르기를 왕이 존귀하게 하기를 원하시는 사람에게는 이같이 할 것이라 하게 하소서 하니라
10 이에 왕이 하만에게 이르되 너는 네 말대로 속히 왕복과 말을 가져다가 대궐 문에 앉은 유다 사람 모르드개에게 행하되 무릇 네가 말한 것에서 조금도 빠짐이 없이 하라(이 명령을 받은 하만의 표정과 심정을 생각하면 실로 쾌재를 부르지 않을 수 없다. 모르드개를 죽여서 만인에게 보여줄 형틀을 세우러 왔다가 오히려 그를 높여서 성중의 거리에서 왕이 존귀하게 여기는 사람이라고 반포해야 했으니 말이다. 만일 이 상황에서 하만이 왕에게 모르드개를 죽이자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의 반역에 해당하는 일이다. 따라서 하만은 한 마디 말도 못한 채 물러나와야 했을 것이다.)
11 하만이 왕복과 말을 가져다가 모르드개에게 옷을 입히고 말을 태워 성 중 거리로 다니며 그 앞에서 반포하되 왕이 존귀하게 하시기를 원하시는 사람에게는 이같이 할 것이라 하니라
12 모르드개는 다시 대궐 문으로 돌아오고 하만은 번뇌하여 머리를 싸고 급히 집으로 돌아가서
13 자기가 당한 모든 일을 그의 아내 세레스와 모든 친구에게 말하매 그 중 지혜로운 자와 그의 아내 세레스가 이르되 모르드개가 과연 유다 사람의 후손이면 당신이 그 앞에서 굴욕을 당하기 시작하였으니 능히 그를 이기지 못하고 분명히 그 앞에 엎드러지리이다
14 아직 말이 그치지 아니하여서 왕의 내시들이 이르러 하만을 데리고 에스더가 베푼 잔치에 빨리 나아가니라(하만의 상황이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자신은 아직 문제의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왕의 잔치에 나가야 했다. 하만은 그 자리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정리조차 못하고 있다. 영적 전쟁을 치를 때 우리는 치밀한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가 미처 상황 정리를 하기 어려울 때 상대의 허점을 찌르는 것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