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의 동행/묵상하는 하루

분자(은사)와 분모(사랑과 섬김)(로마서 12장3-13)

강 영 길 2012. 1. 9. 23:29

3 내게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너희 각 사람에게 말하노니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

4 우리가 한 몸에 많은 지체를 가졌으나 모든 지체가 같은 기능을 가진 것이 아니니

5 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6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받은 은사가 각각 다르니 혹 예언이면 믿음의 분수대로,

7 혹 섬기는 일이면 섬기는 일로, 혹 가르치는 자면 가르치는 일로,

8 혹 위로하는 자면 위로하는 일로, 구제하는 자는 성실함으로, 다스리는 자는 부지런함으로, 긍휼을 베푸는 자는 즐거움으로 할 것이니라

9 사랑에는 거짓이 없나니 악을 미워하고 선에 속하라

10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며

11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

12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항상 힘쓰며

13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하며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

 

묵상

 

모든 구절이 뼈를 후벼내는 내용이다. 그 모든 것을 하나로 줄여본다. 우리는 모두 한 몸이다. 내 손가락이 없으면 입이 내 손가락을 대신할 것이요 내 다리가 없으면 내 손이 내 다리를 대신할 것이다. 내 왼손이 무거우면 오른손이 들어줄 것이고 내 왼쪽 코가 막히면 오른쪽 코로 숨을 쉴 것이다. 믿음의 형제는 바로 그러한 관계로 존재한다.

 

바울은 우리가 실제 가진 것보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지 말라고 교훈한다. 교만이란, 내가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데서 나온다. 그래서 내가 더 인정받아야 하고 내가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제들이 발생한다. 나는 실제 나보다 더 나은 자일 수 없다. 그러니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라.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말고 나와 내 자신을 비교해서 실제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인정할 때 성령의 열매를 맺는다. 성령의 은사보다 가치 있는 것은 성령의 열매다. 오이가 수박이기를 바라면 아무것도 맺을 수 없다. 내가 오이면 오이, 토마토면 토마토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대로 쓰임받기를 바라야 한다.

 

이 구절들은 아이러니 문학을 생각하게 한다. 바울은 6절에서 8절까지는 우리가 받은 은사가 다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예언, 섬김, 가르침, 위로, 구제, 다스림, 긍휼의 은사 등 모두가 다른 은사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9절부터 13절까지의 내용으로 보면 결국 이 모든 은사가 서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6절에서 8절까지가 분자라면 9절부터 13절의 내용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분모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서로 사랑하고, 악을 미워하며, 선하게 살고, 먼저 존경하며, 부지런하고 열심히 하나님을 섬겨야 하고 소망을 갖고 인내와 기도에 힘쓰고 성도들이 쓸 것을 내가 주고 손님을 접대하라는 것이다.

 

다음 내용으로 가기 전에 한 가지 짚고 싶다. 먼저 존경하라는 말을 묵상해 본다. 원어에서는 서로 존경하기를 기쁨으로 하라고 되어있다. 존경하는 게 기쁘면 내가 먼저 존경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상대가 먼저 존경을 표하면 나중에 존경하라는 게 아니다. 동시에 서로를 존경하라는 것도 아니고 내가 먼저 존경하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바울이 존경할 만한 자를 존경하라고도 하지 않았다. 내가 먼저 존경하는 데는 조건이 없다. 믿음의 형제를 그냥 먼저 존경하면 된다. 어쩌면 바울은 이 말을 다른 구절에도 다 붙이고 싶었을지 모른다. 모든 은사와 모든 섬김을 내가 먼저,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

 

무언가 할 일이 참 많은 것 같다. 은사인 분자에 비해 섬김과 사랑인 분모가 너무 크다. 그렇게 보면 우리가 할 의무는 많고 그에 반해 은사는 적은 셈이다. 하나님이 너무 인색하신 것일까? 아니다. 분모가 클수록 은혜가 많은 것이다. 분자인 은사는 내가 교만해지기 쉬운 것이나 분모인 섬김과 사랑은 내가 낮아지지 않고선 할 수 없는 일들이다. 내가 낮아지는 것이 최고의 은혜요 최고의 가치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신 분이 예수님이다. 나는 예수님처럼 되고 싶은가? 그러면 분모를 최대화하여 살아야 한다. 내가 최대의 분모가 되면 아주 작은 분자를 가졌다 할지라도, 아주 작은 은사 하나만 있다 할지라도 하나님으로부터와 인간에게까지 의로운 아들이라 칭함을 받을 것이다.

 

은사는 일종의 꽃이요 섬김과 사랑은 나무의 뿌리와 줄기다. 나는 생명을 얻어 빛나는 꽃보다 생명을 주는 나무와 뿌리가 되는 게 더 좋다. 의로운 아들이라 칭함 받아야 만족하는가? 그렇다. 나는 하나님 앞에 의로운 아들이라 칭함받고 싶다. 그러므로 나는 최대의 분모를 키워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