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서/창세기

창세기 30장

강 영 길 2013. 12. 8. 12:05

30장

1 라헬이 자기가 야곱에게서 아들을 낳지 못함을 보고 그의 언니를 시기하여 야곱에게 이르되 내게 자식을 낳게 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죽겠노라

2 야곱이 라헬에게 성을 내어 이르되 그대를 임신하지 못하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겠느냐

3 라헬이 이르되 내 여종 빌하에게로 들어가라 그가 아들을 낳아 내 무릎에 두리니 그러면 나도 그로 말미암아 자식을 얻겠노라 하고 (라헬이 만만찮은 여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아이를 낳지 못하면 죽어버리겠다는 협박을 한다. 대체로 야곱이 자손을 낳은 것은 매우 순탄치 않았다. 레아는 사랑받지 못한 채 자녀를 낳았고 라헬은 배를 빌려 자녀를 낳고 있다.)

4 그의 시녀 빌하를 남편에게 아내로 주매 야곱이 그에게로 들어갔더니

5 빌하가 임신하여 야곱에게 아들을 낳은지라

6 라헬이 이르되 하나님이 내 억울함을 푸시려고 내 호소를 들으사 내게 아들을 주셨다 하고 이로 말미암아 그의 이름을 이라 하였으며 (2절에서 야곱이 말하길 하나님이 안 주시는 걸 어쩌겠느냐고 한다. 라헬은 하나님이 주셨다고 한다. 모든 것은 하나님이 주관하신다. 하지만 이들이 하나님의 뜻을 살핀 흔적이 없다. 하나님이 라헬의 억울함을 풀려고 자녀를 주었는지는 더욱 더 알 수 없는 일이다. 라헬은 하나님의 뜻을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다.)

7 라헬의 시녀 빌하가 다시 임신하여 둘째 아들을 야곱에게 낳으매

8 라헬이 이르되 내가 언니와 크게 경쟁하여 이겼다 하고 그의 이름을 납달리라 하였더라(사랑받지 못하는 레아는 야곱의 사랑을 받으려고 발버둥치고 아이를 얻지 못한 라헬은 언니와 경쟁을 하느라 발버둥친다. 이런 복잡한 관계에서 가정이 평화롭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중에 요셉 사건과 같이 분쟁이 대물림 된다.)

9 레아가 자기의 출산이 멈춤을 보고 그의 시녀 실바를 데려다가 야곱에게 주어 아내로 삼게 하였더니

10 레아의 시녀 실바가 야곱에게서 아들을 낳으매 

 

11 레아가 이르되 복되도다 하고 그의 이름을 이라 하였으며

12 레아의 시녀 실바가 둘째 아들을 야곱에게 낳으매

13 레아가 이르되 기쁘도다 모든 딸들이 나를 기쁜 자라 하리로다 하고 그의 이름을 아셀이라 하였더라 (당대에 자식을 많이 낳는 것이 곧 사랑의 증거였다. 그래서 경쟁적으로 아이를 더 낳으려고 하고 있다. 특히 언니와 동생 사이에 결혼 전부터 경쟁이 있었으니 이런 현상은 더 심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한 번 시작된 경쟁은 평생을 간다. 주목할 점은 야곱이 이들의 경쟁을 말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야곱은 시녀들에게서 여러 아이를 낳아, 낳을 수 있는 데까지 낳았다. 당시에는 다산이 축복이었기 때문이다. 만일 하나님이 이런 방식의 다산을 막고자 했으면 막았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녀를 주고 있다. 이들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않은 채 자녀를 낳았으나 하나님은 그 모든 자녀를 야곱의 자녀로 인정하고 있으며 그들이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가 된다. 하나님은 인간이 한 일이 하나님의 뜻을 묻지 않더라도 하나님이 베풀 수 있는 관용과 축복을 모두 주신다.)

14 밀 거둘 때 르우벤이 나가서 들에서 합환채를 얻어 그의 어머니 레아에게 드렸더니 라헬이 레아에게 이르되 언니의 아들의 합환채를 청구하노라

15 레아가 그에게 이르되 네가 내 남편을 빼앗은 것이 작은 일이냐 그런데 네가 내 아들의 합환채도 빼앗고자 하느냐 라헬이 이르되 그러면 언니의 아들의 합환채 대신에 오늘 밤에 내 남편이 언니와 동침하리라 하니라(이 가정은 라헬에 의해 움직여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라헬은 이미 수십 년 된 결혼 사건을 아직도 이용하고 있다. 뒤끝이 심한 것이다. 그것은 결코 레아의 잘못이 아니지만 레아를 공격한다. 이때도 라헬은 야곱에 대한 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남편이 레아와 잘 수 있도록 허락하겠다고 한다. 이러니까 레아가 외로워했던 것이다. 라헬은 재물 대신에 남편을 언니에게 양보하고 있다. 라헬이 젊었을 때 야곱은 라헬을 사랑하여 결혼을 하고자 했다. 그것은 라헬이 예뻤기 때문이다. 라헬의 마음을 보고 한 결혼이 아니다. 외모에 집착한 결혼이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 특히 자신이 낳은 자녀가 없자 재물에 탐닉한다. 남편 사랑보다 재물에 더 탐닉한다. 많은 경우에 남편의 사랑이 돈독하지 않으면 물질적인 것으로 보상을 받으려고 한다. 라헬이 바로 그런 모습이다.)

16 저물 때에 야곱이 들에서 돌아오매 레아가 나와서 그를 영접하며 이르되 내게로 들어오라 내가 내 아들의 합환채로 당신을 샀노라 그 밤에 야곱이 그와 동침하였더라 (레아는 남편이 자기에게 와야 하는 이유로 라헬이 허락했음을 강조했다. 그만큼 라헬이 가족을 휘두르고 있었다. 야곱은 어머니가 에서를 속이고자 했을 때부터 시작해서 인생의 전 과정에서 순응적인 인물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따라간다. 후일 막내 베냐민을 이집트로 보내야 할 때에 들어서야 고집스럽게 반대를 한다. 야곱은 그만큼 우우유부단한 면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17 하나님이 레아의 소원을 들으셨으므로 그가 임신하여 다섯째 아들을 야곱에게 낳은지라

18 레아가 이르되 내가 내 시녀를 내 남편에게 주었으므로 하나님이 내게 그 값을 주셨다 하고 그의 이름을 잇사갈이라 하였으며

19 레아가 다시 임신하여 여섯째 아들을 야곱에게 낳은지라

20 레아가 이르되 하나님이 내게 후한 선물을 주시도다 내가 남편에게 여섯 아들을 낳았으니 이제는 그가 나와 함께 살리라 하고 그의 이름을 스불론이라 하였으며 

 

21 그 후에 그가 딸을 낳고 그의 이름을 디나라 하였더라(레아가 계속 자녀를 낳은 것으로 보아 야곱은 이후 레아와의 사랑이 깊어졌음을 알 수 있다. 어떻든 레아는 처음 결혼 과정에서의 상처를 완전히 씻지 못하고 있다. 20절에서도 남편이 온전히 자기의 남자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22 하나님이 라헬을 생각하신지라 하나님이 그의 소원을 들으시고 그의 태를 여셨으므로

23 그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 이르되 하나님이 내 부끄러움을 씻으셨다 하고(라헬이 임신하고 말한 일성이 부끄러움을 씻었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출산을 하지 못한 데 대한 라헬의 상처가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보면 야곱의 자녀들은 출산 과정에서 모두 원초적인 상처들을 안고 태어난다. 종의 아들들은 서자라는 상처가 있고 레아의 아들들은 애정 결핍을 물려받고 라헬의 아들들은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려는 욕망을 갖고 태어난다. 후일 요셉과 다른 형제들의 사건이 출생 과정이 성장 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요셉은 라헬이 사랑받는 여인이었듯이 자기도 독보적인 사랑을 받고 자라서 교만한 아이가 된다. 나머지 자녀들은 모두 서자로서의 상처를 안고 있으므로 나중에 요셉과 등을 지게 된다. 어떤 출생 배경을 가졌느냐가 그 사람의 일생을 얼마든지 결정할 수 있다.)

24 그 이름을 요셉이라 하니 여호와는 다시 다른 아들을 내게 더하시기를 원하노라 하였더라(라헬의 나이가 적지 않았다. 야곱을 처음 만났을 때 혼인할 수 있는 나이였으니 적어도 16세는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 야곱이 그를 얻기 위해 7년을 일했고 결혼 후 레아가 자녀 7명을 낳고 레아의 종 실바가 둘을 낳고 라헬의 종 빌하가 둘을 낳았으니 그 모든 기간을 합치면 적어도 25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면 라헬의 나이는 사십대 중반이다. 그 늦은 나이에 아이를 얻었다. 라헬은 그동안 물질욕을 갖다가 요셉을 얻고선 자식을 더 얻고자 한다. 라헬이 욕심이 많기도 하지만 솔직하기도 하다. 솔직하게 자신의 소망을 바랄 때 그런데 하나님은 이런 라헬의 욕심도 그대로 들어주신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베푸신다.)

야곱이 라반과 품삯을 정하다

25 라헬이 요셉을 낳았을 때에 야곱이 라반에게 이르되 나를 보내어 내 고향 나의 땅으로 가게 하시되 (야곱이 이 땅에 머문 햇수는 꽤 길다. 먼저 두 아내를 얻기 위해 처음 7년과 결혼 후 7년, 그리고 그동안 네 여인에게서 열한 명의 자녀를 얻었으며 특히 레아에게서 6명의 자녀를 얻은 것으로 보아 적어도 25년 가까이 이곳에 머물었음을 알 수 있다.)

26 내가 외삼촌에게서 일하고 얻은 처자를 내게 주시어 나로 가게 하소서 내가 외삼촌에게 한 일은 외삼촌이 아시나이다

27 라반이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너로 말미암아 내게 복 주신 줄을 내가 깨달았노니 네가 나를 사랑스럽게 여기거든 그대로 있으라

28 또 이르되 네 품삯을 정하라 내가 그것을 주리라

29 야곱이 그에게 이르되 내가 어떻게 외삼촌을 섬겼는지, 어떻게 외삼촌의 가축을 쳤는지 외삼촌이 아시나이다

30 내가 오기 전에는 외삼촌의 소유가 적더니 번성하여 떼를 이루었으니 내 발이 이르는 곳마다 여호와께서 외삼촌에게 복을 주셨나이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내 집을 세우리이까 (야곱은 장인의 집에서 나와 독립하고자 한다. 때가 되면 사람은 제 갈 길로 가고 분리하여 독립하는 게 좋다.) 

 

31 라반이 이르되 내가 무엇으로 네게 주랴 야곱이 이르되 외삼촌께서 내게 아무것도 주시지 않아도 나를 위하여 이 일을 행하시면 내가 다시 외삼촌의 양 떼를 먹이고 지키리이다

32 오늘 내가 외삼촌의 양 떼에 두루 다니며 그 양 중에 아롱진 것과 점 있는 것과 검은 것을 가려내며 또 염소 중에 점 있는 것과 아롱진 것을 가려내리니 이같은 것이 내 품삯이 되리이다

33 후일에 외삼촌께서 오셔서 내 품삯을 조사하실 때에 나의 의가 내 대답이 되리이다 내게 혹시 염소 중 아롱지지 아니한 것이나 점이 없는 것이나 양 중에 검지 아니한 것이 있거든 다 도둑질한 것으로 인정하소서 (야곱은 자신이 독립하기 위하여 절차에 따른 준비를 한다. 무작정 독립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받는 절차를 받고 독립할 때 필요한 준비들을 한다. 야곱은 어디서나 현실주의자인 자신의 모습을 버리지 않는다. 이처럼 치밀한 성격을 하나님이 인정하시고 그 위에 축복을 준다. 야곱은 자신의 정직함이 자기의 답이 되리라고 말한다. 그런 자신감으로 살 수 있다면 하나님 보시기에 기쁜 자가 될 것이다.)

34 라반이 이르되 내가 네 말대로 하리라 하고

35 그 날에 그가 숫염소 중 얼룩무늬 있는 것과 점 있는 것을 가리고 암염소 중 흰 바탕에 아롱진 것과 점 있는 것을 가리고 양 중의 검은 것들을 가려 자기 아들들의 손에 맡기고

36 자기와 야곱의 사이를 사흘 길이 뜨게 하였고 야곱은 라반의 남은 양 떼를 치니라

37 야곱이 버드나무와 살구나무와 신풍나무의 푸른 가지를 가져다가 그것들의 껍질을 벗겨 흰 무늬를 내고

38 그 껍질 벗긴 가지를 양 떼가 와서 먹는 개천의 물 구유에 세워 양 떼를 향하게 하매 그 떼가 물을 먹으러 올 때에 새끼를 배니

39 가지 앞에서 새끼를 배므로 얼룩얼룩한 것과 점이 있고 아롱진 것을 낳은지라

40 야곱이 새끼 양을 구분하고 그 얼룩무늬와 검은 빛 있는 것을 라반의 양과 서로 마주보게 하며 자기 양을 따로 두어 라반의 양과 섞이지 않게 하며 

 

41 튼튼한 양이 새끼 밸 때에는 야곱이 개천에다가 양 떼의 눈 앞에 그 가지를 두어 양이 그 가지 곁에서 새끼를 배게 하고 (아주 흥미로운 장면이다. 양이 새끼를 밸 때 자신이 본 나무의 무늬에 따라 새끼를 밴다는 것이다. 흔히들 임산부가 어떤 사람을 많이 생각하면 그 사람을 닮은 아이가 태어난다고 한다. 양떼들도 임신할 때 눈에 무언가를 보았을 때 그것을 닮아 나온다는 것이다. 꼭 새끼만이 아니다. 우리가 무슨 일을 시작할 때 눈여겨본 것이 우리가 한 일의 결과와 이어지는 것이다. 가령 우리가 물질만 생각하면 결국 욕심이 많아지고 하나님 생각으로 시작하면 그 결과도 하나님을 닮아가게 된다. 그것은 우리의 감각에 잔영으로 남아 그 대상을 늘 묵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42 약한 양이면 그 가지를 두지 아니하니 그렇게 함으로 약한 것은 라반의 것이 되고 튼튼한 것은 야곱의 것이 된지라

43 이에 그 사람이 매우 번창하여 양 떼와 노비와 낙타와 나귀가 많았더라(33절에서 자기 의가 자기 답이 되리라고 했던 야곱은 술수를 써 가면서 자기 재산을 증식했다. 어떻게 보면 야곱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야곱이 얼마나 약아빠진 사람인지 알 수 있다. 한데 이런 야곱이 유대의 조상이 된 것이다. 하나님의 역사는 하나님만이 결정하실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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