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장
1 욥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이르되
2 주께서는 못 하실 일이 없사오며 무슨 계획이든지 못 이루실 것이 없는 줄 아오니
3 무지한 말로 이치를 가리는 자가 누구니이까 나는 깨닫지도 못한 일을 말하였고 스스로 알 수도 없고 헤아리기도 어려운 일을 말하였나이다 (욥이 그동안 내뱉었던 자신의 말에 대해 회개하고 있다. 욥이 나쁜 행동을 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무 말이나 했다. 그 말에 대해 회개하고 있다. 말은 사람의 생각을 담고 있으므로 본질적인 경우가 많다. 혀를 삼가야 하고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4 내가 말하겠사오니 주는 들으시고 내가 주께 묻겠사오니 주여 내게 알게 하옵소서 (욥이 하나님게 간구하기를 내가 알게 해 달라고 간구한다. 내가 무엇을 알아야 할지 가르쳐 달라는 것이다. 욥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자신이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말하던 그가 이제는 작은 것 하나라도 알게 해 달라고 하는 것이다. 욥은 교만하던 모습을 버리고 이제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하나님 앞에 엎드렸다.)
5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 (귀로 듣기만 했다는 것은 머리로만 알았다는 것이고 눈으로 뵙는다는 것은 가슴으로 알게 된 것이다. 욥처럼 선하게 살고 하나님이 옳다고까지 인정한 사람조차도 귀로만 알았다고 하니 나같은 인간은 말해 무엇 하랴. 하나님께서 가슴으로 알게 하도록 은총을 빌어야 한다.)
6 그러므로 내가 스스로 거두어들이고 티끌과 재 가운데에서 회개하나이다 (욥이 회개하는 상황은 티끌과 재 가운데서 회개하고 있다. 결코 욥의 상황이 달라진 것은 없다. 개선된 상황 때문에 회개하는 게 아니라 단지 하나님 앞에서 엎드린 것 뿐이다. 신앙은 상황 때문에 자신을 바꾸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 앞에 엎드리는 데서 출발한다.)
7 여호와께서 욥에게 이 말씀을 하신 후에 여호와께서 데만 사람 엘리바스에게 이르시되 내가 너와 네 두 친구에게 노하나니 이는 너희가 나를 가리켜 말한 것이 내 종 욥의 말 같이 옳지 못함이니라
8 그런즉 너희는 수소 일곱과 숫양 일곱을 가지고 내 종 욥에게 가서 너희를 위하여 번제를 드리라 내 종 욥이 너희를 위하여 기도할 것인즉 내가 그를 기쁘게 받으리니 너희가 우매한 만큼 너희에게 갚지 아니하리라 이는 너희가 나를 가리켜 말한 것이 내 종 욥의 말 같이 옳지 못함이라 (주님은 욥의 거만함에 대한 친구들의 판단력에 벌을 내린다. 문맥으로 볼 때 욥이 정확한 판단을 못했듯이 그 친구들도 정확한 판단을 못 했다는 것이다. 혹자는 이들이 욥을 정죄했기 때문에 벌을 받은 것이라고 하나, 문맥으로 볼 때 이는 오해인 것 같다. 특기할 점은 엘리후가 벌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32장부터 36장 사이에 엘리후가 세 친구들과 거의 흡사한 주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엘리후는 벌을 받지 않았다. 물론 세 친구는 도덕률을 강조했고 엘리후는 하나님의 속성을 강조했다. 하나님은 그의 평가가 정확했다고 보신 것이다. 하나님은 정죄를 원하는 게 아니지만 충고를 할 때 정확한 판단을 요구하신다. 32장 3절에서 말한 대로 친구들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욥을 정죄한 게 문제다. 정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잘 모르면서 충고한 게 문제가 된다. 정확한 판단과 충고를 한 엘리후를 벌하지 않는 데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또 욥은 남은 것이 없어서 번제를 드릴 수 없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세 친구가 번제물을 가져오게 하고 욥에게는 기도를 하게 했다. 하나님은 공의롭고 공평하시다. 우리의 상황을 살피시고 상황에 따라 움직이게 하신다.)
9 이에 데만 사람 엘리바스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아마 사람 소발이 가서 여호와께서 자기들에게 명령하신 대로 행하니라 여호와께서 욥을 기쁘게 받으셨더라
10 욥이 그의 친구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 여호와께서 욥의 곤경을 돌이키시고 여호와께서 욥에게 이전 모든 소유보다 갑절이나 주신지라 (아직도 욥은 곤경에서 헤어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를 위해 기도한 게 아니라 친구들을 위해 기도했다. 더구나 자신을 비난했던 친구들이다. 이 순서는 매우 중요한 순서다. 그렇게 친구들을 축복할 때 하나님은 욥이 걸린 모든 문제를 풀어주시고 소유도 갑절을 주신다. 우리는 누군가의 축복의 통로가 되어야 한다. 그러한 위치에 있을 때 하나님은 모든 것을 후히 주신다.)
11 이에 그의 모든 형제와 자매와 이전에 알던 이들이 다 와서 그의 집에서 그와 함께 음식을 먹고 여호와께서 그에게 내리신 모든 재앙에 관하여 그를 위하여 슬퍼하며 위로하고 각각 케쉬타 하나씩과 금 고리 하나씩을 주었더라 (욥이 회개하고 하나님의 축복을 받자 변화된 많은 것이 있다. 특히 그의 모든 가족이 이전에는 비난하고 떠나갔으나 이제는 와서 함께 음식을 나누며 기뻐하고 있다. 또 그를 슬퍼하며 위로하고 있다. 겸손과 회개는 자신이 사는 세계 전체를 바꾼다. 인간관계는 물론 세상 그 모든 것을 다 바꾸어 버린다.)
12 여호와께서 욥의 말년에 욥에게 처음보다 더 복을 주시니 그가 양 만 사천과 낙타 육천과 소 천 겨리와 암나귀 천을 두었고
13 또 아들 일곱과 딸 셋을 두었으며 (욥의 모든 것을 두 배로 주신 하나님이 자녀는 열만 준 것은 하늘에 그 자녀 열이 또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자녀도 두 배로 준 셈이다.)
14 그가 첫째 딸은 여미마라 이름하였고 둘째 딸은 긋시아라 이름하였고 셋째 딸은 게렌합북이라 이름하였으니
15 모든 땅에서 욥의 딸들처럼 아리따운 여자가 없었더라 그들의 아버지가 그들에게 그들의 오라비들처럼 기업을 주었더라 (이 부분은 이례적이다. 보통은 아들 이름만 나오고 딸 이름은 잘 안 나온다. 그런데 오히려 딸만 나오고 아들 이름은 안 나온다. 또 딸에게 아들과 동일한 재산을 물려준 것도 당시로선 이례적인 일이다.)
16 그 후에 욥이 백사십 년을 살며 아들과 손자 사 대를 보았고
17 욥이 늙어 나이가 차서 죽었더라 (욥이 병들어 죽은 게 아니라 나이가 차서 죽었다. 하나님의 축복은 이처럼 편안한 수명을 누리는 것이다. 욥은 적어도 200세 이상의 삶을 살았으며 평안한 노년을 보냈다. 나이가 들수록 힘들어진 인생이 아니라 고난을 받았으나 남은 인생을 평안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