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장
1 요셉이 바로에게 가서 고하여 이르되 내 아버지와 내 형들과 그들의 양과 소와 모든 소유가 가나안 땅에서 와서 고센 땅에 있나이다 하고
2 그의 형들 중 다섯 명을 택하여 바로에게 보이니
3 바로가 요셉의 형들에게 묻되 너희 생업이 무엇이냐 그들이 바로에게 대답하되 종들은 목자이온데 우리와 선조가 다 그러하니이다 하고
4 그들이 또 바로에게 고하되 가나안 땅에 기근이 심하여 종들의 양 떼를 칠 곳이 없기로 종들이 이 곳에 거류하고자 왔사오니 원하건대 종들로 고센 땅에 살게 하소서
5 바로가 요셉에게 말하여 이르되 네 아버지와 형들이 네게 왔은즉
6 애굽 땅이 네 앞에 있으니 땅의 좋은 곳에 네 아버지와 네 형들이 거주하게 하되 그들이 고센 땅에 거주하고 그들 중에 능력 있는 자가 있거든 그들로 내 가축을 관리하게 하라
7 요셉이 자기 아버지 야곱을 인도하여 바로 앞에 서게 하니 야곱이 바로에게 축복하매
8 바로가 야곱에게 묻되 네 나이가 얼마냐
9 야곱이 바로에게 아뢰되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 하고 (주:야곱은 백삼십년의 세월을 살고서도 자신을 겸손하게 표현하고 있다. 자기 나이가 얼마 못 된다고 한다. 물론 당시에 장수한 자들이 많았으나 그래도 자기가 꽤 살았다고 할 만한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야곱은 이제 하나님의 품성을 닮아있다. 겸손은 가장 좋은 미덕 중 하나다. 또 야곱은 인생을 나그네 길에 비유하고 있다. 인간의 영원한 집은 하나님의 집이기 때문이다. 후반의 야곱의 선언은 꽤 흥미롭다. 야곱은 많은 축복을 받았으나 자신이 고생했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야곱은 참 많은 나그네의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야곱은 성경의 어떤 인물보다 요란한 세월을 보냈다. 그것은 그가 정통하고 자연스런 승계를 못했기 때문이다. 순리를 거스르는 것은 다 요란하게 되어있다. 야곱은 장자권을 빼앗았고 두 자매와 결혼했고 하나님과 씨름했고 아들을 잃었고 다리가 부러졌고, 그야말로 요즘 말로 하면 완전한 뉴스 메이커였다. 그만큼 야곱의 삶은 요란했다. 순리대로 가는 것은 조용하다. 하지만 하나님은 꼭 순리에 따라서만 축복하거나 역사하는 것은 아니다. 야곱처럼 순리를 거스르는 자에게도 축복하고 그를 들어서 세상을 축복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곱이 험악한 세월을 보냈다고 하는 것은 인간이 얼마나 신실하지 못한 존재인가를 보여준다. 실로 야곱은 가장 많은 축복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이 험악했다고 한다. 먼저 감사의 조건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먼저 고통을 기억하는 게 인간이다. 원래 축복받을 자격이 없는 야곱이 모든 축복을 걸머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같은 고백을 한 것이다.)
10 야곱이 바로에게 축복하고 그 앞에서 나오니라
11 요셉이 바로의 명령대로 그의 아버지와 그의 형들에게 거주할 곳을 주되 애굽의 좋은 땅 라암셋을 그들에게 주어 소유로 삼게 하고
12 또 그의 아버지와 그의 형들과 그의 아버지의 온 집에 그 식구를 따라 먹을 것을 주어 봉양하였더라 (요셉은 이제 일가를 전부 돌보는 자가 된다. 가족만이 아니라 거기에 달린 모든 이를 살리는 사람이 되었다. 나에게 달린 사람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보살펴야 한다.)
기근이 더욱 심해지다
13 기근이 더욱 심하여 사방에 먹을 것이 없고 애굽 땅과 가나안 땅이 기근으로 황폐하니
14 요셉이 곡식을 팔아 애굽 땅과 가나안 땅에 있는 돈을 모두 거두어들이고 그 돈을 바로의 궁으로 가져가니
15 애굽 땅과 가나안 땅에 돈이 떨어진지라 애굽 백성이 다 요셉에게 와서 이르되 돈이 떨어졌사오니 우리에게 먹을 거리를 주소서 어찌 주 앞에서 죽으리이까
16 요셉이 이르되 너희의 가축을 내라 돈이 떨어졌은즉 내가 너희의 가축과 바꾸어 주리라
17 그들이 그들의 가축을 요셉에게 끌어오는지라 요셉이 그 말과 양 떼와 소 떼와 나귀를 받고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되 곧 그 모든 가축과 바꾸어서 그 해 동안에 먹을 것을 그들에게 주니라
18 그 해가 다 가고 새 해가 되매 무리가 요셉에게 와서 그에게 말하되 우리가 주께 숨기지 아니하나이다 우리의 돈이 다하였고 우리의 가축 떼가 주께로 돌아갔사오니 주께 낼 것이 아무것도 남지 아니하고 우리의 몸과 토지뿐이라
19 우리가 어찌 우리의 토지와 함께 주의 목전에 죽으리이까 우리 몸과 우리 토지를 먹을 것을 주고 사소서 우리가 토지와 함께 바로의 종이 되리니 우리에게 종자를 주시면 우리가 살고 죽지 아니하며 토지도 황폐하게 되지 아니하리이다
20 그러므로 요셉이 애굽의 모든 토지를 다 사서 바로에게 바치니 애굽의 모든 사람들이 기근에 시달려 각기 토지를 팔았음이라 땅이 바로의 소유가 되니라 (흉년을 미리 준비하지 않은 애굽 사람들은 자기 소유와 가축과 자기 자신까지 생존을 위해 내어 던진다. 영적으로 채워지지 않으면 단지 생존을 위해 자기 모든 것을 내어 던져야 한다. 단지 먹고 살기 위해 내가 누군가의 종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무장을 하고 준비를 하지 않으면 나쁜 영의 종이 된다.)
21 요셉이 애굽 땅 이 끝에서 저 끝까지의 백성을 성읍들에 옮겼으나
22 제사장들의 토지는 사지 아니하였으니 제사장들은 바로에게서 녹을 받음이라 바로가 주는 녹을 먹으므로 그들이 토지를 팔지 않음이었더라
23 요셉이 백성에게 이르되 오늘 내가 바로를 위하여 너희 몸과 너희 토지를 샀노라 여기 종자가 있으니 너희는 그 땅에 뿌리라
24 추수의 오분의 일을 바로에게 상납하고 오분의 사는 너희가 가져서 토지의 종자로도 삼고 너희의 양식으로도 삼고 너희 가족과 어린 아이의 양식으로도 삼으라
25 그들이 이르되 주께서 우리를 살리셨사오니 우리가 주께 은혜를 입고 바로의 종이 되겠나이다 (사람들이 완전히 기근을 당해 모든 소유를 팔고 종이 되는 것이 자기의 코가 땅에 닿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제야 하나님을 찾는 모습과 같다.)
26 요셉이 애굽 토지법을 세우매 그 오분의 일이 바로에게 상납되나 제사장의 토지는 바로의 소유가 되지 아니하여 오늘날까지 이르니라(요셉은 미래를 내다봤을 뿐만 아니라 현재를 잘 다스리고 있다. 그런가 하면 그는 이미 과거조차 아름답게 다스려서 형제들을 받아들였다. 그 모든 순간에 지혜를 발휘하여 현실적인 대처를 하는 자세가 요셉의 최대 장점이다.)
야곱의 마지막 청
27 이스라엘 족속이 애굽 고센 땅에 거주하며 거기서 생업을 얻어 생육하고 번성하였더라
28 야곱이 애굽 땅에 십칠 년을 거주하였으니 그의 나이가 백사십칠 세라
29 이스라엘이 죽을 날이 가까우매 그의 아들 요셉을 불러 그에게 이르되 이제 내가 네게 은혜를 입었거든 청하노니 네 손을 내 허벅지 아래에 넣고 인애와 성실함으로 내게 행하여 애굽에 나를 장사하지 아니하도록 하라(이방인의 땅에서 죽는 것을 이들은 싫어했다. 조상의 땅에 묻혀야 축복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는 상징성이 있다. 조상의 땅이란 곧 하늘나라를 의미한다. 물리적인 고향의 의미보다 하나님이 축복한 자들이 묻힌 곳이라는 의미로 볼 때 하나님의 족속이 죽어서 함께 사는 곳으로 이해할 수 있다.)
30 내가 조상들과 함께 눕거든 너는 나를 애굽에서 메어다가 조상의 묘지에 장사하라 요셉이 이르되 내가 아버지의 말씀대로 행하리이다
31 야곱이 또 이르되 내게 맹세하라 하매 그가 맹세하니 이스라엘이 침상 머리에서 하나님께 경배하니라 (야곱은 죽음의 순간에도 하나님께 경배한다. 죽음을 슬퍼하지 않고 하나님의 구원을 신뢰한 것이다. 야곱은 그 일생동안 늘 예배자로 살았다. 그리고 늘 하나님이 동행했다. 야곱이 동행하기보다 하나님이 함께 하셨다. 야곱이 그 하나님께 반응하는 삶을 살았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시고 내가 그 사랑에 반응하는 살을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