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의 동행/이런저런 일들

천사를 만나다

강 영 길 2016. 2. 16. 20:28

미국 여행중 있었던 일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3시간 정도 북쪽으로 달리는 거리에 있는 멘도시노라는 태평양 연안의 작은 마을에 제가 당도한 날은 주일이었습니다.


그 작은 마을에 교회는 굉장히 컸습니다. 성가대원이라는 교인 한 명이 지나가는 말로 저에게 예배드리러 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영어밖에 안 쓰는 이 작은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렸는데 마침 그날이 성찬식이었죠. 성찬식은 앞에서 목사님이 빵과 포도주를 들고 있으면 성도들이 나가서 빵을 뜯어 포도주의 찍어먹는 방식입니다. 참 은혜로운 시간이었죠.

예배 후에 나더러 점심 먹고 가라고 권하는데, 짧은 영어로 질문 공세 받을 게 더 걱정되어 정중히 사양하고 나와서 밥을 먹고 식당 옆의 카페에 가서 커피를 주문했죠. 그때 참 아름다운 광경 하나를 봤습니다.


홈리스(걸인) 한 사람이 카페로 들어왔습니다. 아마 우리 나라 카페같으면 종업원이 달려나와서 당장 내쫓을 것 같은 걸인이었죠. 정말 더럽고 냄새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들어오더니 구걸한 돈을 내밀며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그러자 바에서 주문을 받은 남자가 아주 흔쾌히 돈을 받고선 커피를 내립니다. 커피를 다 내린 다음 걸인에게 '잠깐 기다리라'고 말합니다. 그리곤 베이글 두개를 아주 맛나게 구워서 커피와 함께 주었습니다.


그 청년이 천사로 보였습니다. 커피 한 잔 주문한 걸인이 배고플까봐 베이글을 두개나 구워주는 천사!

가난하게 자란 저는 이런 장면을 보면 눈물이 납니다. 제 눈시울도 뜨끈했습니다. 그런 천사가 살아서 그런지 그 마을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 천사가 사는 도시 멘도시노를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사진도 한 장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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