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의 동행/이런저런 일들

작은 교회에서 예배드리기

강 영 길 2014. 11. 17. 11:24

나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열흘 정도 미국 LA 근교의 모레노 밸리라는 곳에 와 있다. 주일이 되기 전에 교회를 찾다가 마침 눈에 띄는 작은 교회가 있어서 주일이 되며 그곳에서 예배를 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주일, 교회에 갔다. 여느 대도시의 교회들과 달리 교인은 스무명 남짓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동네는 비교적 한인이 적다. 게다가 상당수의 사람들은 큰 교회에 가고 이런 작은 교회는 잘 오지 않는다. 그게 어디 한국에서만의 문제이랴.

 

여긴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이나 모하비 사막으로 가는 초입이라고 할 만큼 사막지대의 시작인 곳이다. 이 메마른 땅에 세워진 교회가 이곳에서 얘배드리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은혜가 될지는 오래 경험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적은 숫자였지만 예배는 뜨거웠고, 나는 펑펑 울었다. 멈춰지지 않는 감동이 있었다. 이 교회는 아마도 이 메마른 땅에 샘물 나게 하는 하나님의 사랑의 교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막에 와서도 사람들이 교회를 짓고 교회를 세우는 것이 더욱 큰 은혜였다.

 

이 교회를 짓는 것 자체로 또한 선교가 아닐까, 우리가 드리는 예배는 어쩌면 늘 마지막 예배가 될지도 모른다. 오늘이라도 하나님이 불러가시면 그 예배가 마지막 예배가 될 테니까. 그래서 더욱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를 드려야 할 것이다.

 

나는 눈이 부은 채 교인들과 담소를 나누며 점심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기도한다.

 

하나님, 나의 하나님, 이 땅에서, 이 작은 교회에서 샘물나게 하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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