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했다.
아파트 쪽 길이 있고 아파트 건너편 길이 있는데 건너 길은 사람이 거의 안 다니는 길이다.
그 길을 걷다 보니 길이 유난히 울퉁불퉁했다.
의문이 생겼다.
보도블록을 잘 깔아두었으니 사람이 다니지 않은 이쪽 길은 아주 평탄해야 할 텐데 그렇지 않았다.
아파트쪽,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이 오히려 평탄했다.
아, 길이란 사람이 다니며 밟고, 누르는 동안 길은 평탄해지는구나.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은 비와 바람과 추위로 인해 길에 변화가 생기지만 사람의 발길이 없으므로 정지가 되지 않는 것이다.
사람도 이와 같아서 사람을 만나고 그들 사이에 부대껴야 모난데도 줄고 둥글어지는구나. 만일 홀로 가만히 지내기만 한다면 뭉그러지고 불거져서 울퉁불퉁한 길바닥과 같이 되는 것이다.
내 모습은 어떨까? 나는 아직도 더 밟히고 눌려야 한다. 밟히고 눌리기 위해 나는 더 낮은 곳에서 엎드려야 한다. 자꾸만 솟아나려는 나를 버리자.
버리자, 버리자.
'하나님과의 동행 > 이런저런 일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와 항구 (0) | 2015.03.19 |
---|---|
작은 교회에서 예배드리기 (0) | 2014.11.17 |
인연 (0) | 2014.06.22 |
병상기록 (0) | 2014.06.06 |
불행한 사람들의 특징 (0) | 2014.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