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특별한 경험을 했다.
지인과 만나기로 하고 약속장소로 나가는 도중
만나기로 한 사람이 한 시간 정도 늦겠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약속 장소로 이동하는 중 발견한 한 교회에 들어가서
잠시 기도를 했다.
다행히 기도할 수 있는 장소에 아무도 없어서 홀로 주님과 만났다.
기도를 마치고 다시 약속 장소로 갔으나 아직 시간이 남아있었다.
어둠이 내리고 바람 한 점 없는 저녁이었다.
너무나 고즈넉해서 손가락으로 저으면 허공에 금이 갈 것 같았다.
벤치에 앉아서 밤하늘의 별을 보고 있다가
문득, 내가 성령님을 초청하면 지금 오실까?라는 치기어린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방언으로 기도를 했다.
하나님 지금 저기 떨어진 나뭇잎에 불을 붙여주세요.
그때 네 하나님 여호와를 시험하지 말라는 말씀이 떠올라 잠시 뜨끔했다.
그러다 다시 용기를 내어 기도했다.
지금 성령께서 바람처럼 오셔서 내 눈앞에 있는 나뭇잎을 흔들어주세요.
그런데 그때 마치 거짓말처럼 바람이 실바람이 불어왔다.
마치 얇은 옷을 벗는 것처럼 부드러운 바람이 나뭇잎을 스쳤고
내가 흔들어달라고 한 그 나뭇잎의 가지를 흔들었다.
나는 놀라서 주변 나무를 봤다.
하지만 주변 나무는 흔들리지 않았고 내가 보고 있는 나무 중에서도
내가 흔들어 달라고 한 나뭇잎이 달린 높이의 가지에만 바람이 불어왔다.
전율이 등골을 타고 내렸다.
나는 이번에는 방향을 바꾸어 또 다른 나무를 향했다.
지금 저 나무를 흔들어주세요.
그러자 정말로 그 나뭇가지가 여린 바람에 흔들렸다.
나는 참으로 놀라운 경험을 한 뒤 그 치기 어린 마음을 내려놓았다.
내가 기도를 멈추자 곧 더이상 바람은 불지 않았다.
기도하기 전에 한 줄의 바람조차 없던 그 상태로 다시 돌아갔다.
나는 왠지 오늘 산들바람으로 오신 성령님을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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