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떠난 후 가장 오래 산 집에서 마지막 밤이다.
만 5년 2개월 동안 산 게 내가 산 최장 기록이다.
집도 절도 없이 서울 땅에 왔을 때 잠실에 사는 한 친구를 부러워하며
나는 저 동네에서 평생 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내가 잠실의 대표적인 건물에서 5년이라는 긴긴 세월을 살았다.
이사와 이사로 점철된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집이며 가장 넓은 집이었다.
하나 내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럽고 가장 길었으며 가장 변화가 많았던 터널이었다.
이제 나는 일년 밖에 수명이 남지 않은 아파트로 이사를 간다.
그러니 일년 후 또 이사를 해야 한다.
초호화 초고가 아파트에서
정 반대의 집으로, 그것도 공간을 절반을 줄여서 간다.
그러나 어떠랴.
나는 참 행복하다.
가진 게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떠벌이던 시절이 있었으나
그건 다 허풍이었다.
나는 지금도 똑 같은 소리를 한다.
가진 게 전부가 아니라고.
이렇게 말하는 나를 들여다 보노라니
저 깊은 곳에서부터 감사하는 자아, 평화로운 자아와 악수한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 곧 쓰러질 아파트로 가는 게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국으로 이사를 간다.
일년 후 나는 어떻게 살아갈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행복하다.
나에겐 무엇보다 든든한 빽이 있다.
내 삶을 변화시킨 우주의 주인, 그리스도.
이 건물에서의 마지막 밤도 또한 천국같은 하루를 보내련다.
지금 나는 어디이건 그곳이 곧 천국인 세상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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