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의 동행/묵상하는 하루

천국으로의 이사

강 영 길 2011. 12. 3. 21:09

고향을 떠난 후 가장 오래 산 집에서 마지막 밤이다.

만 5년 2개월 동안 산 게 내가 산 최장 기록이다.

집도 절도 없이 서울 땅에 왔을 때 잠실에 사는 한 친구를 부러워하며

나는 저 동네에서 평생 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내가 잠실의 대표적인 건물에서 5년이라는 긴긴 세월을 살았다.

이사와 이사로 점철된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집이며 가장 넓은 집이었다.

하나 내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럽고 가장 길었으며 가장 변화가 많았던 터널이었다.

 

이제 나는 일년 밖에 수명이 남지 않은 아파트로 이사를 간다.

그러니 일년 후 또 이사를 해야 한다.

초호화 초고가 아파트에서

정 반대의 집으로, 그것도 공간을 절반을 줄여서 간다.

 

그러나 어떠랴.

나는 참 행복하다.

가진 게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떠벌이던 시절이 있었으나

그건 다 허풍이었다.

나는 지금도 똑 같은 소리를 한다.

가진 게 전부가 아니라고.

이렇게 말하는 나를 들여다 보노라니

저 깊은 곳에서부터 감사하는 자아, 평화로운 자아와 악수한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 곧 쓰러질 아파트로 가는 게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국으로 이사를 간다.

 

일년 후 나는 어떻게 살아갈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행복하다.

나에겐 무엇보다 든든한 빽이 있다.

내 삶을 변화시킨 우주의 주인, 그리스도.

이 건물에서의 마지막 밤도 또한 천국같은 하루를 보내련다.

지금 나는 어디이건 그곳이 곧 천국인 세상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