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장
천지창조
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태초는 하나님의 시간에서 시작이 아니다. 하나님은 태초 이전부터 계신 분이다.)
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인간 세계가 어떠하든, 인간이 하나님을 인정하든 안 하든 하나님은 존재하시고 운행하시며 우주적 질서를 다스리고 계신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 그러하셨듯이 하나님을 만나기 전의 나는 흑암 속에 있었고 공허한 혼돈 속에 있었다. 그런 나를 예수님의 보혈로 새롭게 창조하신 것이다.)
3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하나님이 누군가의 삶을 새롭게 창조하실 때도 빛이 있으라고 명령하시면 빛이 생긴다. 하나님이 거둬 가시면 빛도 사라진다. 내 삶에 빛을 주셨고. 빛이 있으면 어둠이 사라지며 창조된 세계를 볼 수 있다. 나는 지금 하나님이 창조한 세계를 새롭게 깨닫고 있다.)
4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둠을 나누사(세상은 이때부터 어둠과 빛으로 나뉘었다. 빛이 아니면 어둠에 거하는 게 인간이다. 하나님을 믿으면 빛과 어둠에 대한 분별이 생긴다. 하나님이 즐겨하시는 것은 빛이다.)
5 하나님이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 (빛에도, 어둠에도 이름이 있다. 하나님은 그 무엇에든 명명하고 정의한다. 그래야 정체성이 있다. 불투명한 것들에 대해 정체성을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6 하나님이 이르시되 물 가운데에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라 하시고(하늘과 땅의 물로 나뉜다. 이것은 우주적 질서가 순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하나님은 구름과 바다로 나누어 순환하는 우주적 질서를 만드신다. 이런 우주적 질서는 천국과 지상의 삶으로 나뉘는 것과도 상통한다. 하늘의 아버지가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다시 우리가 영생의 존재로 올라가는 것이다.)
7 하나님이 궁창을 만드사 궁창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로 나뉘게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8 하나님이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둘째 날이니라
9 하나님이 이르시되 천하의 물이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러나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바다와 땅을 나누신다. 자연계에 경계가 필요하듯이 인간의 삶에도 경계선이 필요하다. 경계선은 곧 질서다. 땅과 물을 나누지 않았으면 인간이 존재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하나님은 땅과 물을 나눴는데, 그처럼 우리가 온전한 존재로 살기 위해서는 삶의 영역에서 경계선이 필요하다. 그것이 인간이 인간 되기 위한 조건이다.)
10 하나님이 뭍을 땅이라 부르시고 모인 물을 바다라 부르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보시기에 좋아하시는 하나님을 상상하면 흐뭇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세상에 축복을 내리고 창조하는 과정이 얼마나 흐뭇했으면 좋았다고 말했을까? 아마 하나님이 세상이 다 울리도록 껄껄 웃지 않으셨을까? 온 세계를 울리는 하나님의 웃음소리, 참으로 영광스럽고 거룩한 웃음 소리가 지금 나에게 들린다고 생각해 보자. 그 웃음소리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아서 그 소리가 오늘 내 삶에 축복이 되고 은혜가 되는 것이다.)
11 하나님이 이르시되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어 (예술가가 그린 그림이 생명체로 탄생한다면 그 예술가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나님은 그림으로가 아니라 언어로 우리를 창조하신다. 문자 언어가 아니라 소리 언어다. 말 한마디가 울릴 때 온 세상에 새 생명이 탄생한다. 지금도 하나님은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신다. 늘 새로운 생명체가 탄생하고 소멸된다. 지금도 단 일초도 쉬지 않고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만일 창조의 역사를 인정한다면 지금 이 순간에 하나님의 음성이 쉬지 않고 들린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하나님의 음성 없이 창조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12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은 인간을 만들기 전에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과 먹을 수 있는 것들을 만들고 계신다. 하나님은 무계획적으로 인간을 창조한 게 아니라 인간을 창조할 목적으로 이 모든 것을 만들고 계신다. 하나님이 처음 아담을 만들었을 때만 이 원리가 적용되는 게 아니다. 내가 태어날 때도 하나님은 마찬가지 원리를 적용하신다. 내가 살 수 있는 조건들을 먼저 주신 것이다. 곧 하나님은 내가 한 평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먼저 준비하시고 그 위에 내 삶을 주셨다.)
13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셋째 날이니라
14 하나님이 이르시되 하늘의 궁창에 광명체들이 있어 낮과 밤을 나뉘게 하고 그것들로 징조와 계절과 날과 해를 이루게 하라 (자연물을 통해 징조를 이루게 한다고 말씀하고 계신다. 자연물은 낮과 밤을 이루고 하늘과 땅을 이루는 물리적인 대상일 수도 있으나 이 말씀에 따르면 징조가 가장 먼저이다. 또 낮은 밤으로부터 분리한다. 어둠의 세계에서 빛의 세계로 나오게 하셨다. 마치 인간의 죄성에서 구원을 하신 것과 같은 이치다.)
15 또 광명체들이 하늘의 궁창에 있어 땅을 비추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16 하나님이 두 큰 광명체를 만드사 큰 광명체로 낮을 주관하게 하시고 작은 광명체로 밤을 주관하게 하시며 또 별들을 만드시고(하나님은 밝은 세계만 지배하는 게 아니고 어둠의 세계도 지배함을 보여주고 있다.)
17 하나님이 그것들을 하늘의 궁창에 두어 땅을 비추게 하시며
18 낮과 밤을 주관하게 하시고 빛과 어둠을 나뉘게 하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어둠 속에도 별이 빛난다. 하나님의 주관은 어둠 속에도 있다. 그리고 별빛처럼 우리를 인도하시며 그러한 인도가 좋았더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은 만드신 세계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게 아니라 좋았더라고 하셨다. 하나님의 피조물들에 대한 하나님의 태도는 만족이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의 세계에 대해 자주 불만족한다. 불만족은 하나님의 속성이 아니다.)
19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넷째 날이니라 (아침이 오고 저녁이 오는 게 아니라 저녁이 오고 아침이 온다. 하나님은 늘 안식을 앞에 두셨다. 내가 일하는 게 먼저가 아니라 휴식과 평안이 먼저다. 하나님은 분주하고 힘든 분이 아니라 평안하고 안식을 좋아하시는 분이다.)
20 하나님이 이르시되 물들은 생물을 번성하게 하라 땅 위 하늘의 궁창에는 새가 날으라 하시고(생명체가 탄생하기 위해선 반드시 수분이 있다. 수정체의 결합에도 수분이 필요하다. 물은 하늘의 물과 땅의 물이 있어서 순환한다. 하늘의 물이 땅에 내려와야 하듯 하늘의 질서가 땅에 내려와서 생명을 탄생하게 하는 것이다.)
21 하나님이 큰 바다 짐승들과 물에서 번성하여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날개 있는 모든 새를 그 종류대로 창조하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22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여러 바닷물에 충만하라 새들도 땅에 번성하라 하시니라(하나님은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하기 전에 먼저 축복을 하셨다. 인간에게만 복을 준 게 아니다. 모든 피조물에게 복을 주었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피조물을 사랑하고 보살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파괴하고 멸망시키는 것은 하나님의 질서가 아니다. 인간을 미워하는 것도 생명을 파괴하는 것이다. 이것도 하나님의 질서가 아니다.)
23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다섯째 날이니라
24 하나님이 이르시되 땅은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내되 가축과 기는 것과 땅의 짐승을 종류대로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우주적 질서 속에 움직인다. 나는 그 우주적 질서에 따라 순종하는 것으로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생명체에게만 의무를 준 게 아니라 무생물들에게도 의무를 주셨다. 땅을 비추라든지 물은 생명이 번성하게 하라든지. 하나님에게는 빛이나 땅이나 물도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는 의지적 존재임을 보여준다. 그렇게 보면 가장 하나님의 질서를 잘 지키는 것들은 자연물이다. 인간이 자연을 본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른바 믿음의 본이 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하나님을 거역하나 자연은 하나님을 거역하지 않는다.)
25 하나님이 땅의 짐승을 그 종류대로, 가축을 그 종류대로, 땅에 기는 모든 것을 그 종류대로 만드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26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이 구절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증명하는 데 인용되는 구절이다. 그렇다. 하나님은 혼자가 아니셨다. 창조자를 ‘우리’라고 표현하고 계신다. 사람을 만드신 목적이 창조된 모든 것을 다스리는 것이다.)
27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하나님은 인간을 자기 형상을 닮게 만들었다. 특히 헬라어에서는 창조된 인간을 Poema, 곧 ‘시’라고 표현한다. 인간은 하나님이 쓴 시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내 모습이 겉만 하나님의 모습이고 속은 하나님과 다르다면 이른바 짝퉁이 된다. 짝퉁명품인 물건을 들고 다니는 사람과 같은 내가 되지 않으려면 하나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다스려야 한다.)
28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하나님이 인간에게 가장 먼저 하신 것은 복을 주신 것이다. 인간에게 축복한 뒤에 사명을 부여하신다. 복음이란 하나님이 우리에게 복을 주신다는 것이다. 동물에게는 땅에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했으나 인간에게는 정복하고 다스려야 하는 사명을 주셨다.)
29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온 지면의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노니 너희의 먹을 거리가 되리라 (하나님이 복을 주시고 사명을 주신 다음 인간의 삶에서 가장 우선 먹을 거리를 주셨다. 그만큼 하나님은 우리의 생존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다. 이런 면에서 마태복음 6장에서 하늘의 새와 들풀도 먹이시는 하나님이 인간을 먹이지 않겠느냐고 하신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하나님의 첫 번째 관심이 우리의 생존이다. 내일 내가 무엇을 먹을지를 생각지 말고 나에게 주어진 세상을 어떻게 다스릴지 생각해야 한다. 저녁이 되고 나서야 아침이 되듯이 모든 것은 하나님이 지으신 순리에 따라 흘러간다. 나는 하나님의 질서의 한 부분으로서 순종하면 된다. 그렇게 할 때 하나님이 보기에 심히 좋아하신다. 따라서 먹을 것을 걱정하지 말고 사명을 감당해가야 한다.)
30 또 땅의 모든 짐승과 하늘의 모든 새와 생명이 있어 땅에 기는 모든 것에게는 내가 모든 푸른 풀을 먹을 거리로 주노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하나님은 우리 인간에게만이 아니라 생물들의 먹을 거리도 걱정하셨다. 모든 피조물에게 동일하게 축복하고 먹을 것을 주신 것이다.)
31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째 날이니라(하나님이 지으신 모든 것을 보니 심히 좋아하신다. 어쩌면 하나님은 기뻐 춤을 췄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세상에서 할 일 중 하나가 삶에 대해 기뻐할 일이다. 하나님이 만든 세상을 보면서 우리가 기뻐하고 다스리면서 기뻐하고 생존하면서 기뻐해야 한다. 기뻐하는 것이 하나님의 속성이기 때문에 하나님을 닮은 우리도 기뻐해야 한다. 우리가 슬퍼하는 것은 하나님의 속성이 아니다. 창조자가 아니라 파괴자만이 슬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