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의 동행/세상과 교회를 향해

악에 중독된 사회

강 영 길 2014. 7. 31. 00:31

7.30 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11석 새정치 연합이 4석을 얻는 충격적 결과가 나왔다. 새정치 연합이 참패를 한 것이다.

이중 의미있는 변화는 전남 순천 곡성에서 새누리당 이정현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는 역사적 사건이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이런 변화는 참 긍정적이다.

 

하지만 여기에 몇 가지 문제를 짚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선거의 사회적 배경은 참 무시무시할 정도로 새누리당이 문제를 노출했다.

세월호 사건이며 대통령의 인사난맥이며, 각종 비리와 부정이 노무현 정부에 비해 거의 두 배가 올라가고 삶의 질은 엄청나게 추락했다는 문제까지 겹쳤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부 출범당시 국가 기관이 동원되어 불법 선거가 저질러졌다는 상당한 증거가 노출된 상황이다. 따라서 현 정권은 과연 정당한 국가인가하는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정도의 사회적 상황이다. 이 사회가 21세기 한국인가? 아니면 1960년대 한국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는 정도로 그 도덕성과 사회 체계에서 형편없는 길로 가고 있다.

 

이런 사회적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결코 진정성있는 반성을 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고 오히려 자신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들을 종북으로 몰아세웠고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세운 파렴치한 정당이다. 잘못한 자들이 오히려 국민들을 죄인으로 몰아세우기를 반복한 자들이 수십년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보수정당이었고 그 모습이 조금도 변함없이 지속되는 새누리당이다. 그런 새누리당이 압승을 했다는 것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아주 관련이 먼것 같으나 나는 아우슈비츠의 일화를 들고 싶다. 전쟁이 끝났을 때 수백만 명의 유대인이 죽어나간 악명높은 그 감옥에 남은 사람들도 꽤 있었다. 그들에게 전쟁 종료를 선포하고 석방을 시켰다. 그러나 그 수용자들 중 상당수가 다시 감옥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 사건은 인간의 죄성과 흡사하다. 인간은 죄에서 벗어나고 싶어하지 않는다. 진리가 주는 자유를 누리라고 예수님이 인간을 해방시켜주지만 그 넓은 진리의 세계로 가지 않고 죄의 세계에 끊임없이 머무르고자 한다.

 

죄악에 중독된 사람들은 그 죄악을 먹고 산다. 4급수에 사는 생물들은 결코 1급수의 물에서 살지 못 한다. 그들은 더러운 물에 완전히 오염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말하자면 4급수의 물을 마시는 사회와 같다. 그 물이 너무 더려워져서 이제는 1급수의 물에서 살 생각들을 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가는 것 아닌가 한다. 그래서 아무리 새누리당이 참담한 일을 저질러도 한국 사회는 그들을 다시 지지한다. 결코 선한 사회로 가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사람들이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기독교인들은 어떨까? 그들도 마찬가지다. 진리가 무엇인지 보기보다는 단지 공리주의를 택할 뿐이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란 참 좋은 말 같지만 어두운 구석이 있다. 만일 이번에 광주에서 당선된 권은희처럼 진실을 파해치는 사람이 있어서 그 사회가 떠들썩해지면 사람들은 갈등을 해야 한다. 공리주의자입장에선 최대다수가 고민하게 하는 권은희 같은 사람은 악한 존재다. 이들에게 진리는 실용성에 의해 판별될 뿐이다.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을 방패 삼아 자신들이 죄에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알아서 한다는 것을 방패삼아 자신들이 할 일을 저버리고 있다. 오히려 선한 사람들을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 악한 세력도 있다. 또 거짓말과 부정을 일삼는 세력에 적극 동조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악을 행하는 사람들이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한국인들이 4급수 물에 중독되어 더이상 1급수물에 살수없는 자들이 되고 있다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했다. 순천에서 이정현이 당선되고 다른 지역에서 민주당이 당선되었으면 그렇게만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11대 4라는 결과는 이 나라가 악에 중독되어 선을 잊어가는 나라임을 분명하게 알게 한다.

 

파리들은 결코 신선한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라가 변하려면 가장 먼저 대구가 변해야 한다. 그들은 이 사회에서 철저히 기득권이었기 때문이다. 기득권자 힘있는 자들이 먼저 아량을 베풀고 먼저 변하는 사회가 좋은 사회이다. 이번에 순천이 이정현을 택한 것에 대해 수많은 보수주의자들이 진보주의자들의 멸망처럼 말하고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먼저 자신들의 잘못을 회개해야 한다. 순천의 변화를 보면서 자신들을 반성할 줄 모르는 보수주의자들이 곧 썩은 고기를 좋아하는 파리이다. 

 

순천에서 이정현이 당선된 것은 참 유감이다. 그는 박근혜의 입이었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대통령이 된 과정부터 지금까지 참으로 실망스런 일들을 하고 있다. 물론 그의 뿌리는 묻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런 박근혜의 입이 순천에서 당선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변화도 변화해야 할 것이 있고 안 해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변해야 한다. 하지만 그 변화가 모두 4급수의 오염된 물에서 살자는 변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악에 중독되어 살자는 변화는 더욱 안 된다. 그런데 참으로 비관스러운 것은 마치 마약중독자들처럼 한국의 보수주의자와, 그 보수주의의 선두임을 자처하는 기독교인들이 악에 중독되어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들의 썩은 냄새로 온 나라를 중독시키고자 국민들과 국가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나님 앞에 부끄럽고 슬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