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의 동행/묵상하는 하루

실천의 영성과 공동체의 고독(로마서 15:22-33)

강 영 길 2012. 1. 20. 00:08

22 그러므로 또한 내가 너희에게 가려 하던 것이 여러 번 막혔더니

23 이제는 이 지방에 일할 곳이 없고 또 여러 해 전부터 언제든지 서바나로 갈 때에 너희에게 가기를 바라고 있었으니

24 이는 지나가는 길에 너희를 보고 먼저 너희와 사귐으로 얼마간 기쁨을 가진 후에 너희가 그리로 보내주기를 바람이라

25 그러나 이제는 내가 성도를 섬기는 일로 예루살렘에 가노니

26 이는 마게도냐와 아가야 사람들이 예루살렘 성도 중 가난한 자들을 위하여 기쁘게 얼마를 연보하였음이라

27 저희가 기뻐서 하였거니와 또한 저희는 그들에게 빚진 자니 만일 이방인들이 그들의 영적인 것을 나눠 가졌으면 육적인 것으로 그들을 섬기는 것이 마땅하니라

28 그러므로 내가 이 일을 마치고 이 열매를 그들에게 확증한 후에 너희에게 들렀다가 서바나로 가리라

29 내가 너희에게 나아갈 때에 그리스도의 충만한 복을 가지고 갈 줄을 아노라

30 형제들아 내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기도에 나와 힘을 같이하여 나를 위하여 하나님께 빌어

31 나로 유대에서 순종하지 아니하는 자들로부터 건짐을 받게 하고 또 예루살렘에 대하여 내가 섬기는 일을 성도들이 받을 만하게 하고

32 나로 하나님의 뜻을 따라 기쁨으로 너희에게 나아가 너희와 함께 편히 쉬게 하라

33 평강의 하나님께서 너희 모든 사람과 함께 계실지어다 아멘

 

묵상

23-25절에서 스페인으로 가고 싶었으나 결국 시간만 소요되다가 예루살렘으로 가게 되었다. 내가 가고자 하는 생각이 있어도 하나님의 때는 내 생각과 다르다. 하나님은 때에 따라 내가 가고 싶은 곳과 다른 곳으로 보내신다. 나는 온전히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이 보내신 곳으로 갈 준비를 해야 한다.

흥미로운 점은 26절에서 바울이 헌금한 사람들을 무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헌금한 사람에게 하나님이 갚아줄 것이라고만 생각하면 안 된다. 바울은 직접 그들을 찾아가 감사의 표시로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 인간의 감사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그 대가를 치르려 한다. 사역자들이 하나님이 갚으시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바울은 그렇게 생각지 않았다.

 

27절에서 영적인 것만 추구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 영적인 것은 결국 육적인 것으로 내려와야 한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결국 인간과의 관계에서도 이뤄져야 한다. 나는 기도하고 찬양하고 말씀을 열심히 보니까 인간과는 어떻게 해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헌금한 자들에게 감사 표시를 하러 일부러 찾아가는 바울과 같은 태도로 인간을 섬겨야 한다.

 

22절에서 길이 막혀도 끝없이 시도하고 시도해도 안 되면 마침내 이렇게 글로라도 남기면서 쉬지를 않던 바울이 32절에서는 기쁘고 편히 쉬겠다고 한다. 믿음의 사람은 열정을 갖고 부지런히 일을 하기도 하지만 기쁨으로 함께 쉬기도 해야 한다. 그 휴식은 하나님이 주실 때 하는 것이다. 그러니 반드시 죽도록 일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쉬라고 말씀하실 때는 쉬어야 한다.

 

30절과 31절에서는 믿지 않는 자에게서 내가 피해를 입지 않게 기도하고 나의 섬기는 일이 믿는 자에게 받아들여지기를 원한다. 이를 위한 중보기도를 부탁한다. 내가 쉬건 일을 하건 하나님의 일을 하는 나를 위한 중보기도는 매우 중요하다. 그 일을 나 혼자 다 감당하는 게 아니다. 바울 혼자 감당하지 않고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한다. 이처럼 사역을 하는 자기를 드러내고 기도를 부탁함으로써 자신이 흐트러지지 않을뿐더러 자기 갈 바를 정확히 진단한다. 믿는 자의 길은 독불장군의 고독한 길이 아니다. 외로운 공동체의 고독한 길이다. 바울은 하늘에 뜬 영성이나 독불장군의 길이 아니라 현실에 발을 둔 영성과 공동체의 고독을 강조하고 있다.

내 하루도 이러한 삶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