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의 동행/묵상하는 하루

환상 중의 유언

강 영 길 2012. 1. 18. 23:35

엊그제 소천하신 집사님의 입관식에 참여했다. 불과 52세의 나이로 하늘에 가셨으나 유언 한 마디 못하고 떠나신 분이다. 그 분이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을 것 같았다.

그래서였을까? 입관예배를 드리며 기도를 했다. 내 눈 앞에서는 시신으로 누워있는 그분의 얼굴이 있고 내 기도 속에서는 그분이 나타났다.

그분이 너무나 밝은 얼굴로 웃으면서 나타났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나에게 한 마디씩 남겼다.

 

홀어머니에게:엄마, 또 올게요. 걱정 마세요.-그분은 홀어머니께서 생선 장사를 해서 교수를 만든 아들이다. 따라서 그 어머니는 그야말로 시골 할머니였다. 그런 분에게 차마 이 말을 직접 해 드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내가 말한 것이 정말 자기 남편의 말투라고 한다.

 

부인에게:먼저 가서 미안해, 이젠 내가 좀 쉴게.-이렇게 말하자 부인이 대답한다. 자기 남편이 그동안 너무 힘들게 살았다고. 그래서 이젠 쉴 때가 되었다고. 하나님이 그동안 살려주신 것도 감사한 일이라고. 이젠 힘차게 살거라고.

 

딸에게:나는 널 너무 사랑하는데 사랑한다고 다 말하지 못했다. 나중에 천국에서 만나면 더욱 더 사랑해 줄게.-딸에게 이렇게 말하자 딸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아들에게:네가 가는 길을 내가 끝까지 지켜줄 테니 걱정 말고 살거라.

 

내가 기도 속에서 만난 그 분의 말씀을 들은 그대로 부인에게 말했다. 그러자 내가 말하는 것이 자기 남편과 너무나 똑 같다고 한다. 특히 아이들에게 한 말이 그 분의 마음과 똑 같다는 것이다.

로마서에 나온 말씀대로 함께 기뻐하고 함께 고통을 나눈다는 것이 무엇인지 오늘 새삼 깨달았다. 그분의 영이 나에게 내려서 내 가슴이 너무 아팠다. 조문객 중에서는 내가 가장 많이 울었다. 내가 동감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나에게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셔서 그들의 아픔을 나의 아픔이 되게 하였기 때문이다.

 

또 기도한다.-하나님, 이렇게 함께 슬퍼할 수 있는 마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천국에서 더 큰 기쁨도 함께 나누는 날까지 하나님께서 남은 가족과 저에게도 은혜 베풀어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