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서/욥기

욥기 3장

강 영 길 2013. 11. 5. 13:06

3장

1 그 후에 욥이 입을 열어 자기의 생일을 저주하니라 (욥의 입에서 드디어 저주가 나왔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에 대한 저주가 아니라 자기의 탄생을 저주한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이 자신의 인생을 저주하게 한 것이다. 차마 하나님을 탓하지 못했다.)

2 욥이 입을 열어 이르되

3 내가 난 날이 멸망하였더라면, 사내 아이를 배었다 하던 그 밤도 그러하였더라면,

4 그 날이 캄캄하였더라면, 하나님이 위에서 돌아보지 않으셨더라면, 빛도 그 날을 비추지 않았더라면,

5 어둠과 죽음의 그늘이 그 날을 자기의 것이라 주장하였더라면, 구름이 그 위에 덮였더라면, 흑암이 그 날을 덮었더라면,

6 그 밤이 캄캄한 어둠에 잡혔더라면, 해의 날 수와 달의 수에 들지 않았더라면, (인생에서 차라리 그 날이 없었기를 바라는 날이 있다. 고통에서만이 아니라 나의 죄나 실수로 인해서. 내 인생의 하루하루가 지워버리고 싶은 날이 되지 않도록 살아야 한다. 한편 그럴 때에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는 욥의 인내는 차라리 비인간적이라는 생각조차 든다. 이런 인내는 일종의 기적에 가깝다.)

7 그 밤에 자식을 배지 못하였더라면, 그 밤에 즐거운 소리가 나지 않았더라면,

8 날을 저주하는 자들 곧 리워야단을 격동시키기에 익숙한 자들이 그 밤을 저주하였더라면,

9 그 밤에 새벽 별들이 어두웠더라면, 그 밤이 광명을 바랄지라도 얻지 못하며 동틈을 보지 못하였더라면 좋았을 것을, (생명의 원리가 잘 드러난 부분이다. 생명은 하나님이 돌아봐야 만들어진다는 것과 빛이 있어야 한다는 것,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는 것, 별도 빛나야 한다는 것이다. 생명의 반대는 어둠과 먹구름과 저주와 밤이다.)

10 이는 내 모태의 문을 닫지 아니하여 내 눈으로 환난을 보게 하였음이로구나 (모태의 문을 열고 닫는 것은 하나님의 역사다. 따라서 욥은 직접적으로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고 있으나 간접적인 원망은 하고 있다. 차마 하나님을 원망하지 못하는 그 모습이 안타깝다.)

11 어찌하여 내가 태에서 죽어 나오지 아니하였던가 어찌하여 내 어머니가 해산할 때에 내가 숨지지 아니하였던가

12 어찌하여 무릎이 나를 받았던가 어찌하여 내가 젖을 빨았던가

13 그렇지 아니하였던들 이제는 내가 평안히 누워서 자고 쉬었을 것이니 (전형적인 염세주의다. 염세주의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부정에서 출발한다. 염세주의는 하나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는 다르다. 자신이 그 은혜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14 자기를 위하여 폐허를 일으킨 세상 임금들과 모사들과 함께 있었을 것이요

15 혹시 금을 가지며 은으로 집을 채운 고관들과 함께 있었을 것이며

16 또는 낙태되어 땅에 묻힌 아이처럼 나는 존재하지 않았겠고 빛을 보지 못한 아이들 같았을 것이라

17 거기서는 악한 자가 소요를 그치며 거기서는 피곤한 자가 쉼을 얻으며

18 거기서는 갇힌 자가 다 함께 평안히 있어 감독자의 호통 소리를 듣지 아니하며

19 거기서는 작은 자와 큰 자가 함께 있고 종이 상전에게서 놓이느니라(모태의 문이 닫히는 것은 저주다. 그런데 10절에서 모태의 문이 닫혔다면 자신이 어떻게 되었을까를 이야기 하고 있다. 즉 모태의 문이 닫혔다면 자기는 그 이하에 나오는 저주받은 자들과 함께 편히 쉴 거라는 말이다. 이 말에는 상당한 모순이 있다. 저주당한 자 악한 자들이 가는 곳은 지옥이다. 그러니 그곳은 쉴 곳이 아니다. 한데, 차라리 그곳이 쉴 곳이라고 하고 있다. 그만큼 욥의 현실이 고통스러운 것이다. 차라리 지옥이 쉬는 곳이 될 거라는 말이며 지옥조차 현실보다 나을 거라는 뜻이다.)

20 어찌하여 고난 당하는 자에게 빛을 주셨으며 마음이 아픈 자에게 생명을 주셨는고

21 이러한 자는 죽기를 바라도 오지 아니하니 땅을 파고 숨긴 보배를 찾음보다 죽음을 구하는 것을 더하다가

22 무덤을 찾아 얻으면 심히 기뻐하고 즐거워하나니

23 하나님에게 둘러 싸여 길이 아득한 사람에게 어찌하여 빛을 주셨는고

24 나는 음식 앞에서도 탄식이 나며 내가 앓는 소리는 물이 쏟아지는 소리 같구나(물 쏟아지는 소리는 그치지 않는다. 그러니 앓는 소리가 그칠 새가 없다는 말이다.)

25 내가 두려워하는 그것이 내게 임하고 내가 무서워하는 그것이 내 몸에 미쳤구나

26 나에게는 평온도 없고 안일도 없고 휴식도 없고 다만 불안만이 있구나(두려움은 영적 성장을 막는다. 25절에서 내가 두려워하는 것이 임하고 무서워하는 것이 내 몸에 왔다는 말이다. 그것은 평온이 없고 휴식도 없으며 불안만 있는 것이다. 욥이 두려워했던 것은 마음의 평안을 잃는 것이었다. 그러면 욥은 그동안 아침마다 번제를 드린 이유가 하나님을 경외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평온을 위한 것이었음을 고백한 것이다. 욥기 전체에서 성경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인간의 욕망을 꿰뚫어 보면 대체 어떤 숨은 욕망이 있는지를 잘 파헤치고 있다. 그 욕망 중 하나가 평안에 대한 욕구이다. 그 욕구가 하나님을 경배하고 찬양하는 것보다 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욥은 지금 한꺼번에 아들도 잃고 재산도 잃었으며 자신의 병이 지옥보다 고통스런 상황이다. 이런 고통을 받기 전에 많은 사람은 굳건한 신앙을 가진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진정한 신앙의 알맹이는 이와같은 고통을 겪을 때 증명이 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욥과 같은 상황에서 얼마나 하나님을 경배하는가를 조금이라도 헤아려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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