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서/욥기

욥기 6장

강 영 길 2013. 11. 6. 09:43
 6장

1 욥이 대답하여 이르되

2 나의 괴로움을 달아 보며 나의 파멸을 저울 위에 모두 놓을 수 있다면

3 바다의 모래보다도 무거울 것이라 그러므로 나의 말이 경솔하였구나 (욥은 자신의 고통이 너무나 커서 경솔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욥의 상황이면 누군들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욥은 결코 경솔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욥은 엘리바스의 충고에 즉각적으로 자신을 돌이키고 있다. 친구의 충고에 대들거나 토를 달지 않는다. 욥은 나중에 교만한 자신의 본질을 보게 되긴 하지만 인간의 기준으로 본다면 참으로 겸손한 자였음에 틀림없다.)

4 전능자의 화살이 내게 박히매 나의 영이 그 독을 마셨나니 하나님의 두려움이 나를 엄습하여 치는구나

5 들나귀가 풀이 있으면 어찌 울겠으며 소가 꼴이 있으면 어찌 울겠느냐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으면 자신이 울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으로 그만큼 자기 처지가 어렵다는 말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6 싱거운 것이 소금 없이 먹히겠느냐 닭의 알 흰자위가 맛이 있겠느냐

7 내 마음이 이런 것을 만지기도 싫어하나니 꺼리는 음식물 같이 여김이니라

8 나의 간구를 누가 들어 줄 것이며 나의 소원을 하나님이 허락하시랴

9 이는 곧 나를 멸하시기를 기뻐하사 하나님이 그의 손을 들어 나를 끊어 버리실 것이라

10 그러할지라도 내가 오히려 위로를 받고 그칠 줄 모르는 고통 가운데서도 기뻐하는 것은 내가 거룩하신 이의 말씀을 거역하지 아니하였음이라 (욥은 하나님이 자신의 고통이 너무 크므로 어서 죽여주면 지금까지 거역하지 않은 행운 속에 죽을 수 있다는 뜻이다. 만일 더 살아서 고통을 받으면 혹시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어길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고 있다. 욥은 정말로 대단한 사람이다. 이 고통 속에서도 말씀대로 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이 점을 좀더 관찰해보면 욥의 내면에 얼마나 큰 교만이 있는지를 밝혀 나간다. 겉보기에는 참으로 하나님을 거역하지 않고 사는 사람의 내면에 커다란 교만이 있음을 보여주는 인물이 욥이다. 8절에서 하나님조차 나를 멸하고 버릴 수 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을 버리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러면 욥이 하나님보다 더 인내하고 하나님보다 더 신실하다는 주장이 된다. 하나님보다 더 인내하는 자가 인간일 수는 없다. 그것이 곧 교만이다.)

 

11 내가 무슨 기력이 있기에 기다리겠느냐 내 마지막이 어떠하겠기에 그저 참겠느냐

12 나의 기력이 어찌 돌의 기력이겠느냐 나의 살이 어찌 놋쇠겠느냐

13 나의 도움이 내 속에 없지 아니하냐 나의 능력이 내게서 쫓겨나지 아니하였느냐 (욥은 행위로는 하나님 말씀을 지키고 있지만 두려움에 떨고 있다. 두려움은 믿음의 반대말이라고 할 수 있다. 두려우면 염려하게 되고 염려하면 감사가 없어진다. 욥에게도 하나님에 대한 감사가 사라졌다. 행위로만 말씀을 지키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감사가 없는 것은 이미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없음을 뜻한다. 따라서 욥의 행위는 위선이 된다. 성경은 이 점을 말하고 있다.)

14 낙심한 자가 비록 전능자를 경외하기를 저버릴지라도 그의 친구로부터 동정을 받느니라 (인간이 하나님을 외면해도 사람들은 서로를 위로한다는 말이다. 사실 믿지 않는 자들끼리도 인간적 우정을 나누며 사는 게 인간의 삶이다.)

15 내 형제들은 개울과 같이 변덕스럽고 그들은 개울의 물살 같이 지나가누나

16 얼음이 녹으면 물이 검어지며 눈이 그 속에 감추어질지라도

17 따뜻하면 마르고 더우면 그 자리에서 아주 없어지나니

18 대상들은 그들의 길을 벗어나서 삭막한 들에 들어가 멸망하느니라 (자연은 순리에 따라 존재하는데 인간은 순리를 거슬러 멸망에 이른다.)

19 데마의 떼들이 그것을 바라보고 스바의 행인들도 그것을 사모하다가

20 거기 와서는 바라던 것을 부끄러워하고 낙심하느니라 (또 다른 사람들이 순리에 벗어난 잘못된 길을 모방하다가 마찬가지로 멸망에 이른다. 이는 친구들이 자신을 향해 하는 말이 결코 옳지 않음을 주장하는 것이다.)

 

21 이제 너희는 아무것도 아니로구나 너희가 두려운 일을 본즉 겁내는구나

22 내가 언제 너희에게 무엇을 달라고 말했더냐 나를 위하여 너희 재물을 선물로 달라고 하더냐

23 내가 언제 말하기를 원수의 손에서 나를 구원하라 하더냐 폭군의 손에서 나를 구원하라 하더냐

24 내게 가르쳐서 나의 허물된 것을 깨닫게 하라 내가 잠잠하리라 (물리적으로 필요한 것을 줄 필요는 없으나 자신의 문제를 지적해 달라는 것이다.)

25 옳은 말이 어찌 그리 고통스러운고, 너희의 책망은 무엇을 책망함이냐 (자기에게 충고하라고 하면서도 정작 그것을 힘들어하는 인간의 묘한 갈등을 보여준다.)

26 너희가 남의 말을 꾸짖을 생각을 하나 실망한 자의 말은 바람에 날아가느니라

27 너희는 고아를 제비 뽑으며 너희 친구를 팔아 넘기는구나

28 이제 원하건대 너희는 내게로 얼굴을 돌리라 내가 너희를 대면하여 결코 거짓말하지 아니하리라

29 너희는 돌이켜 행악자가 되지 말라 아직도 나의 의가 건재하니 돌아오라 (곤경에 처한 자를 배려하지 않고 외면하는 것은 악을 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관심을 가지라고 권면하고 있다.)

30 내 혀에 어찌 불의한 것이 있으랴 내 미각이 어찌 속임을 분간하지 못하랴 (욥은 지금도 자신의 지성과 의에 대해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이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교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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