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의 동행/묵상하는 하루

아이들의 설 자리

강 영 길 2012. 5. 14. 23:49

한 어머니가 학생 앞에서 점수 이야기를 한다.

옆집 누구는 일등인데 너는 3등 밖에 안 해서 좀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 어머니는 아들을 꾸짖지 않았고 찬찬히 말했다.

아이는 성실한 녀석이라 묵묵히 자기 엄마의 말을 다 듣고선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한다.

어머니는 감정도 싣지 않은 채 이성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문제가 될 게 없어보인다.

어머니는 차분히 말하고 아이는 그걸 받아들이고.

 

그러나 나는 그 분에게 아들에게 직접 성적 이야기를 그렇게 하거나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게 좋지 않다고 했다.

가뜩이나 스트레스 받는 아이에게 더 긴장을 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자 그 어머니는 어떻게 긴장 안하고 살 수 있느냐면서 자기만한 어머니는 없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웃으면서 말했다.

"남자들이 하는 말이 나만한 남편 찾아보라고 하는데, 맞는 말이다. 그 남편 만큼 나쁜 남편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한바탕 웃었고, 그 어머니도 그렇게 생각하는 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전에도 그런 글을 적은 적이 있는데 사자들은 새끼가 어른이 될때까지 사냥을 시키지 않는다. 포식자에게 먹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다 자라지도 않은 아이들에게 지금 사냥을 하라고 한다. 그래서 이녀석들이 자본주의와 물질주의라는 맹수에게 할퀴고 집으로 들어온다.

그러면 그 아이들의 상처를 감싸주어야 할 텐데, 감싸 주기는 커녕 상처를 더 쑤시는 게 현실의 부모들이다.

 

양식 물고기는 배에 이끼가 끼고 피부가 아름답지 않다. 평온한 물에서 안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생 물고기는 배에 이끼가 없다. 대신 피부가 금빛, 은빛으로 빛난다.

사람도 경쟁 속에서 자라야 더 잘 자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니 공부를 시켜야 하는 건지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아이들을 양식장같은 공간에서 키우면서 정작은 야생에 가서 사냥을 하라는 모순 속에 사는 데 문제가 있다.

 

우리는 아이들을 좀더 야생으로 키우면서 포식자들로부터 생존하는 법을 가르쳐야 하는데 정작은 양식을 하면서 불쑥불쑥 사냥을 내 보낸다.

그래서 아이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어한다. 모든 청소년 문제의 근본이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신앙도 마찬가지다. 하나님 앞에서 인정받지 않으면 비뚤어진 신앙이 된다. 우리는 야생에서 성장하되 포식자로부터 보호 받도록 하나님께 나가야 하고 내 자녀들도 같은 원리로 살아가야 한다.